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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코로나 확산’ 南에 덤터기… 남북관계 먹구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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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열자 최초 발생지로 남측 접경지 이포리로 결론

대북전단 등 통해 감염됐다는 주장… 통일부 즉각 반박

‘정치적 노림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 남북관계 경색 불가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북한이 1일 코로나19 유입 경로로 남측을 사실상 지목했다. 탈북민간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 등을 통해 접경지 주민이 감염됐다는 것인데 통일부는 “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발병 원인을 놓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데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남북관계가 더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데일리

지난 4월 25~26일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측을 향해 날려보낸 대형기구.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포함해 대북전단 100만장을 대형기구 20개에 담아 보냈다고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밝힌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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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4월 중순경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수도로 올라오던 여러 명의 인원 중에서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속에서 유열자들이 급증했고 이포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유열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금강군 이포리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양구군 해안면과 접하고 있다.

북한은 이포리의 군인 김모(18살)와 유치원생 위모(5살)가 병영 및 주민지 주변 야산에서 ‘색다른 물건’과 접촉했다며 “이들에게서 악성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초기증상으로 볼 수 있는 림상적 특징이 나타나고 항체검사에서도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색다른 물건’은 대북전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접촉 시기는 4월 초라 밝혔으며 이후 4월 중순까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유열자들은 기타 질병이 원인이었던데다 집단 유열자 발생 사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한 대북전단 등을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에 대해 “우리 측이 전단 등을 통한 북측으로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물체 표면 잔존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은 불가능하며 남측 민간단체가 대북전단 살포 역시 4월 25일과 26일에 이뤄져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같은 주장은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보도 있다. 코로나19 최초 발병 후 두달여가 지난데다 최근 확산세가 주춤한 가운데 나왔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 확산 책임을 남측에 전가해 리더십 강화하는 등 분단을 활용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방식”이라 분석했다. 남측 유입 가능성을 제기해 방역 책임을 물은 뒤 이를 정치적 문제로 전환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새로 임명된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다. 리 부장은 대남 강경파로 분류된다.

앞으로 남북관계 경색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다시 이뤄진다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남측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으나 남측에 책임전가를 결정한다면 조만간 정치국회의를 거쳐 몰아치기식 담화전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유입경로로 남측을 지목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중국에서 유입했다고 결론을 낼 경우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중 간 물품교류를 통해 코로나가 유입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낼 경우 방역절차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이는 북중 교역에 더 심각한 차질을 빚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북전단과 물품 등을 ‘색다른 물건’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남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도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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