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산 독감백신 개발하고 생산기지 구축…기술력 '쑥쑥'
정부·기관·기업 힘 한데 모여 빠른 상용화 성과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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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제약·바이오산업 변방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백신 강대국 대열에 올라섰다. 국산 첫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코로나 관련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국가가 됐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면서 우리나라는 향후 있을지 모를 글로벌 백신 공급 차질에 안전판을 갖추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스카이코비원)'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2020년 초 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이다. 정부·기관·민간의 투자와 연구개발 지원 등이 짧은 시간내 집중적으로 이뤄져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009년 신종플루(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독감백신 개발 성공경험은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백신 수입국에서 개발국으로 변모했던 경험을 처음 겪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백신 개발·생산이 본격화됐던 시기는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였다"며 "당시 첫 국산 독감 백신을 만들었고 그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2009년 이전까진 독감 백신 생산도 어려워 매년 수입에 의존해왔다. 해마다 독감 백신을 부족하지 않게 도입하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였을 정도다.
수입 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 독감 백신 수입량은 물론, 가격도 들쭉날쭉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19 유행에서도 되풀이됐다. 2021년 초 다른 국가들이 이미 화이자 백신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도입조차 하지 못하자 질타의 목소리가 컸다. 도입 계약을 맺었더라도 공급지연 사태도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늘 따라다녔다.
독감백신 자주권은 2009년에 확보했다. 독감백신 공장 건립 추진은 이보다 빠른 2005년부터였다.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구 녹십자)를 포함해 해외 제약사 컨소시엄이 진행할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GC녹십자만 참여했고, 전남 화순군 지역에 2009년 2월 백신공장이 완공됐다. 그러다 갑자기 2009년 4월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화순 백신공장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방역의 전초기지로 급전환됐다. 애당초 공장 설립 당시 독감백신 100만도스만 생산하려고 했던 계획이 신종플루 백신을 개발하면서 2500만명분 생산으로 변경됐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일양약품도 독감백신 공장을 세우며 국내 생산기지는 더욱 늘었다. 백신 개발 기술도 계란을 활용한 전통의 '유정란 방식'에서 새로운 '세포배양 방식' 등으로 발전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플루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내 백신 개발력이 더욱 발전했을 것"이라며 "새로운 감염병 대응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 오송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해 품목 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에 대한 허가 결정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6.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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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코비원은 정부와 기관, 기업 등의 힘이 한데 모여 만들어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자금력이 약한 국내 기업들에 현실적인 신약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앞서 스카이코비원 1000만회분을 선구매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힘을 실었다. 또 스카이코비원은 국제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Wave2′(차세대 코로나 백신) 프로젝트 선정에 따른 총 2억1370만 달러(약 2450억원)의 개발비도 지원받아 임상 비용을 충당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 국책연구기관 및 민간연구소와 함께 임상시험 진입 전 필수 절차인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평가 및 전임상시험(동물실험, 독성평가 등)을 지원했다.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청, 국가임상시험재단 등과 함께 Δ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 운영(5개소) Δ임상시험 사전의향자 모집 및 우선 연계 Δ임상시험 참여 증명서 제도 신설 및 각종 유인(인센티브) 발굴 Δ임상3상 참여자 예방접종증명서 제공 등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했다. 식약처는 비교임상3상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별 맞춤형 기술지원을 실시했다. 또 신속한 임상 진입을 위한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중앙 IRB)제도를 시범 운영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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