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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이란 이런 것...원태인 부진에 아버지는 '루틴'까지 바꿨다 [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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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 원태인이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전 승리 후 인터뷰에 응했다. 대구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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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모든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기 마련이다. 삼성 원태인(22)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원민구(65) 전 경복중 감독이 아들의 부진 탈출을 위해 ‘루틴’을 바꿨다.

원태인은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KT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구사했고, 전매특허인 체인지업도 춤을 췄다. 날카로운 슬라이더까지 더했다. 타선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넉넉한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삼성은 8-2의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원태인을 만났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작년에는 나가면 다 이긴 것 같은 느낌인데 올해는 쉽지 않다. 내 패전은 상관이 없는데 내가 나갔을 때 팀이 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다. 팀에 미안했다. 오늘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원태인은 무려 4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5월12일 SSG전 승리 후 6경기에서 4패만 기록했다. 8이닝 1실점,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경기도 있었지만, 4.1이닝 6실점, 6이닝 5실점 등 아쉬운 경기도 있었다.

원태인은 “이전 등판에서는 내가 생각이 많았다. 초반에 점수를 준 이후 잘 막다가 등판 막판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사실 오늘도 불펜에서는 공이 최악이었다. (강)민호 형이 ‘오늘 공 별로다’고 했을 정도다. 막상 마운드에 서니까 집중이 되면서 제구가 괜찮더라. 낮게 던지면서 스트라이크도 많이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았다. 최근 자꾸 고비를 못 넘다 보니까 오늘은 ‘편하게 가자’, ‘쉽게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던졌는데 오히려 밸런스가 잡혔다. 시속 151㎞까지 나왔다. 그냥 내 구위를 믿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마음에 힘을 빼니 좋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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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의 아버지인 원민구 전 경복중 감독(가운데)이 5월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 앞서 시구를 한 후 구자욱과 포옹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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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야기도 나왔다. 원 전 감독은 삼성에 지명됐을 정도로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실업을 택하면서 프로 무대에 뛰지는 않았지만, 아들을 잘 키워냈다. 구자욱 등 원 전 감독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도 있다.

아들 사랑으로 유명하다. 데뷔 시즌부터 원태인이 등판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승리를 기원했다. 그런데 최근 원태인의 성적이 부진했다. 원 전 감독도 신경이 쓰인 모양이다. 선수 출신답게 루틴을 바꾸기로 했다.

원태인은 “아버지께서 어제도 갓바위에 다녀오셨다. 그런데 루틴을 바꾸겠다고 하셨다. 어떻게 바꿨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갓바위에 가는 시간을 바꾼 건지 나도 정확히 잘 모르겠다. 뭔가 변화를 준 것 같기는 하다. 집에 가서 물어봐야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가 무언가 바꾼 것이 통한 모양새다. 물론 원태인이 잘 던졌기에 승리도 할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매일 등판하는 투수가 아니기는 해도 5~6일에 한 번씩 산에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갓바위로 향하는 돌계단만 1365개에 달한다.

어떤 식으로든 계기는 필요하다. 이날 등판이 원태인에게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 남았다. “솔직히 10승을 하고 싶기는 하다. 그러나 올해는 진짜 마음을 비웠다. 내가 나간 날 팀이 지면 힘들다. 내 성적이 아니라 팀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26경기 158.1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찍었다. ‘토종 에이스’라 했다. 올 시즌은 13경기 81.1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3.43이다. 경기수나 이닝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 더 잘 던지고, 승리를 더 챙겨야 한다. 삼성이 원하는 부분이다. 원태인이 잘 던지면 삼성의 성적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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