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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n번방 방지법’ 도입에도 신고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은 버젓이···“플랫폼기업, 적극 삭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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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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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착취물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도입됐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은 신고 후에도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로 신고했을 때도 하루 이내에 처리되는 경우는 10건 중 2건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국내외 35개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신고시스템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은 시민 801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이 지난해 7~10월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이 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다음·네이버 등을 점검해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총 1만6455건을 신고한 결과다.

피해 게시물을 유형별(복수)로 보면 노출 사진 등을 유통·공유하는 경우가 70.8%(1만1651건)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자친구와 가족 등 지인 사진을 올리고 성적으로 희롱하거나 탈의실 등 사적 공간에서 불법촬영한 사진을 유포한 경우도 많았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유출하고, 사진을 합성·게시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되게 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중 게시물이 신고처리됐다는 안내를 받은 것은 68.3%(1만1238건)이었다. 서울시는 “n번방 사건이 보도되기 전인 2019년에는 신고처리 안내가 없는 경우가 52.5%였다”며 “2020년 12월 n번방 방지법 제정 이후 온라인 플랫폼의 신고처리 안내 기능이 활성화되고 시스템 편리성이 향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된 게시물에 대한 삭제, (이용) 일시제한 및 일시정지 등과 같은 후속조치는 여전히 미흡했다. 이번에 신고된 게시물 중 66.1%(1만871건)은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삭제가 3047건(54.6%)으로 가장 많았다. 일시제한과 일시정지는 각각 1419건(25.4%), 1118건(20%)이었다.

신고 후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7일 이상’이 42.5%로 가장 많았고, ‘1일 이내’ 처리는 20.1%였다.

처리결과 통보율은 해외 플랫폼(50.2%)이 국내 플랫폼(40.3%)보다 높았다. 그러나 신고 게시물에 대한 조치율은 국내 플랫폼(37.0%)이 해외 플랫폼(23.1%)보다 높았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해외 플랫폼보다 신고 게시물 기준이 엄격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삭제 조치가 이뤄졌다고 시민감시단은 분석했다.

서울시는 시민 감시단에 참여한 221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도 벌였는데, 온라인 플랫폼이 우선 취해야 할 조치로 ‘(이용중지나 폐쇄처럼)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계정에 대한 강력한 규제’(92명·92명)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번 시민감시단 활동 분석을 담당한 성균관대학교 김기범 교수는 “‘n번방 사건’ 후 디지털 성범죄 대응 역량이 많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성범죄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플랫폼의 처리 기준도 유사하게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의 적극적인 삭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시민, 플랫폼 기업 등과 함께 예방부터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부터 피해자 지원에 이르는 통합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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