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안전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90만 명이었던 회원 수가 올해 5월 130만 명으로 늘며 6개월 만에 45% 급증했다.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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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28)씨는 지난해 9월 비상장 주식인 케이뱅크 주식을 거래로 20%의 수익을 냈다. 게임회사 크래프톤도 상장 전 비상장주식 거래를 통해 이익을 실현했다. 그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을 찾아보니 아직 상장한 상태가 아니었다”며 “유니콘 기업을 선점한다는 마음으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식 시장의 약세 속 동학 개미와서학 개미의 비명이 커지고 있지만, 주식 시장에 아직 이름을 올리지 않은 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이들을 '먼저' 알아보고 비상장 주식 투자에 나서는 '선(先)학 개미'가 늘고 있다.
비상장 주식 안전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90만 명이었던 회원 수가 지난 5월 130만 명으로 늘며 6개월 만에 45% 급증했다. 거래 건수도 지난해 6월 10만 건에서 지난 27일 30만4000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익숙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등 유망 핀테크 기업과 유니콘 기업 등도 비상장 상태”라며 “이런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MZ세대의 요구와 모바일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등장 등이 맞물리며 시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MZ세대 관심이 몰리며 비상장 주식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시장 K-OTC의 연간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 2018년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뒤 1년 6개월 만인 2019년 9월에 2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2월 4조원에서 지난해 11월 5조원 돌파까지는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시장 K-OTC(Over The Counter)의 연간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 2018년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2조원 돌파(2019년 9월)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렸으나, 4조원(지난해 2월)에서 5조원(지난해 11월)을 넘어서기까지는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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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장이 커지고 투자자도 늘고 있지만, 비상장 주식은 거래 플랫폼마다 거래 방식이 다르다. K-OTC의 경우 비상장 주식은 시장가 주문이 아닌 지정가로만 사고팔 수 있다. 사거나 팔고자 하는 정확한 주가로 주문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예약주문도 불가능하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1대1 협의 주문, 예약 주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장 기업을 거래할 때 일반적으로 위탁 증거금이 40% 수준이지만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땐 위탁증거금 100%가 필요하다.
상장 주식과 달리 상대적으로 종목 정보를 얻기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비상장 기업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사나 관련 기업이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경우 ‘두나무콘텐츠벨류팀’이 비상장 종목의 재무 정보와 투자 유치, 분석 보고서 등을 제공한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019년부터 주 1~2회 정도 비상장 기업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20건이 넘는 비상장 기업 리포트를 발간했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도 비상장 기업 관련 보고서를 시리즈로 발간한다.
김영규 K-OTC 부장은 “투자하려는 비상장 기업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곳이라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등으로 일부 확인할 수 있으나 이를 제출하지 않는 곳도 많다”며 “‘곧 상장한다’는 식의 ‘카더라’만 믿고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 거래도 신경 써야 한다. 비상장 주식의 시중 가격을 속여 사고팔거나, 매수자에게 돈을 받고 매도자에게 전달하지 않는 사건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업계 최초로 증권사 안전 거래 서비스를 연계하고, 실제 매도자가 해당 주식을 소유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확인 매물’ 기능을 도입했다.
투자 시기를 잘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초 위험 자산에 속하는 비상장 주식 투자는 신중히 해야 한다”며 “3분기 이후 전 세계 금리 인상 기조가 꺾여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기 전까지 비상장 주식은 큰 변동성 구간을 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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