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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화이자·모더나 장악해도 포기 안해…그들이 '백신 주권'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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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122개 백신 후보, 1~3상 중…그간 15개 중도 포기

SK바사 백신 품목허가 '목전'…개발사들 "미접종 인구 많아" 의욕

뉴스1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 ©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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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을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미국 제약사들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토종 백신 1호의 탄생이 목전에 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예방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가 27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로부터 '허가 권고'를 획득해 최종점검위원회 결정만 남은 상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많은 나라의 제약사 또는 바이오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임상 결과가 좋지 못해서, 협력 기업이 후원을 중단해서 등의 이유로 점차 떨어져나갔다. 하지만 현재까지 여전히 세계적으로 122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들이 '백신주권'의 꿈을 꾸며 1~3상을 시험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세계 인구의 68.1%, 인구 수로는 52억3000만명이 최소 1회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의 빈부격차는 컸다.

저소득국들은 백신 공급을 글로벌 백신 공유 프로그램인 코백스에 의존하고 있다. 코백스는 지난해말까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 등에 20억회분을 공급하기로 계획했지만 그간의 생산 차질 및 생산국들의 수출금지 조치, 부국들의 백신 축적 때문에 공급 계획을 반복해서 낮춰왔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남미, 북미 국가들 국민 79%는 최소 1회의 접종을 받은 반면 아프리카의 경우 22.9%에 불과했다. 저소득국가는 18%가 접종한 반면 부국과 중상위 소득국가들은 81%가 맞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중인 코로나19 백신은 31개다. 12개 백신이 완전 승인되어 접종 중이고, 19개가 긴급사용 또는 제한적 사용의 단서가 붙어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 러시아 스푸트니크 V, 중국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처럼 강대국이 생산한 백신이다.

1상~3상 중에 있는 백신 후보도 아직 122개나 된다. 처음에는 각광받으며 시작됐지만 임상 결과가 좋지 않은 등의 이유로 임상 중에 포기한 백신 후보들은 15종이나 된다. 야심차게 개발을 시작한 제약사들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백신 생산에 성공한 시점, 그리고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된 시점에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중도포기한 백신 후보물질 중에는 우리나라의 제넥신이 개발중이었던 DNA백신 후보물질 'GX-19N'도 있다. 팬데믹 초기에 개발에 착수했지만 잇따라 임상 성적이 좋지 않아 올해 3월 무렵 제넥신은 개발을 포기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자가증폭 RNA 백신 후보물질 모닝사이드도 화이자나 모더나 등과의 경쟁을 포기했다. 지난해 1월 변이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자가증폭RNA라는 백신 방식의 유효성만 확인하고 이것도 생각만큼 면역반응이 나오지 않아 포기됐다.

이밖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MRT5500', 독일 제약사 큐어백의 'CVnCoV', 미국 온코섹(OncoSec)의 'CORVax12'도 백기를 들었다. 머크사의 'V590'과 'V591'도 포기됐다. 코에 스프레이로 뿌리는 획기적인 방식의 백신 후보 물질인 미국 알티뮨의 'AdCOVID'는 임상에서 기존의 백신들보다 항체가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와 개발이 중단됐다.

후발주자들의 백신 개발은 엔데믹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관심이 줄고, 백신 미접종자가 줄면서 임상참여자들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점점 힘든 길을 걷고 있다. 백신 임상시험은 접종하지 않은 수만명의 피실험자에게 백신 후보물질과 위약(가짜약)을 투약하고, 각 시험군이 얼마나 코로나19에 걸리는지를 보고 백신의 방어 효과를 측정했다.

하지만 미접종자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국내 방역당국은 개발 중인 백신을 이미 허가된 백신과 중화항체가와 같은 면역원성 지표 등으로 비교하는 방식을 허용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역시 이 방식의 임상으로 이번 허가 권고를 획득했다.

효과 검증을 우회로를 통해 통과하면 이번엔 백신의 '시장성'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미 몇몇 글로벌 제약사들이 세계 백신 시장을 과점했기 때문이다.

백신을 여전히 개발중인 기업들은 전세계 인구 32%가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한번도 맞지 못한 점에서 가능성을 본다. 또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는 상황이 매년 백신 수요를 만들 것으로 예측한다. 이들은 일단 백신을 개발해놓으면 부스터샷이나 변이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기에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아이진, 진원생명과학 등이 독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2020년 12월 초 나란히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승인받았다. 셀리드는 임상 2b상, 진원생명과학은 1/2a상을 진행 중이다. 아이진은 지난해 8월 1·2a상을 승인받았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1월 1·2상 승인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며 "GBP510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전 세계 방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백신 주권 국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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