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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홍에 총체적 난국… 尹 국정 지지도 첫 ‘데드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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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홍에 총체적 난국… 尹 국정 지지도 첫 ‘데드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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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자중지란’ 양상

이준석 vs 反李 세력 갈등 격화 속
국정평가 긍정 46.6%·부정 47.7%
尹 대통령에 정치적 부담 ‘악영향’

장제원 주도 ‘미래혁신포럼’ 개최
소속 의원 절반 달하는 54명 참석
안철수, 李 ‘간장’에 “속 타나 보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이 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임기 2년 차를 맞이한 이준석 대표가 ‘계파 공천’을 혁파하겠다며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 반대 세력이 “자기 정치”라고 반발하며 불씨가 피어났다. 혁신위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전의를 다졌지만, 이 대표 징계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에 순항이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으로 내부 다툼에 골몰하는 사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상 하던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 16, 20, 23일에 이어 네 번째다. 혁신위를 이 대표의 ‘자기 정치’로 비난한 배현진 최고위원과 갈등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SBS 인터뷰에서 “이준석의 혁신위라고 보면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에서 “허위 사실”이라고 맞받았다.

혁신위는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속에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공정한 시스템이라 평가받는 안을 내면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결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차기 당대표 임기 중 치러지는 2024년 총선 공천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당내 논란을 반박한 셈이다. 이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 대상에 오른 점은 혁신위의 향후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화하면 혁신위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조기에 좌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혁신위는 7월 3일 전체 혁신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혁신 방향과 관련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MBN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친윤계 생각이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다”며 친윤계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의 당내 혼란을 2024년 총선 공천권과 연결해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혁신위가 혁신을 명분으로 차기 당대표의 권한을 봉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여기에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위기로 리더십에 타격을 받자, 차기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공세를 벌이면서 당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엔 소속 의원(115명)의 과반인 58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김 전 위원장, 안철수 의원.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김 전 위원장, 안철수 의원. 서상배 선임기자


포럼에는 차기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참석해 축사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자신과 장 의원을 겨냥해 “간장 한 사발”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속이 타나 보죠”라고 했다. ‘간장’은 안 의원의 별명과 장 의원의 성을 합친 말로 알려졌다. 집권당이 경제와 민생을 소홀히 한 채 내부 권력 다툼에만 신경 쓴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의총에서는 당 안팎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과 혼란 상황에 대한 자성론이 분출됐다. 송석준 의원은 “과연 우리가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해 얼마나 부응하는지 정말 반성해야 할 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에 전체 의원 115명 중 40여명 안팎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며 실무진을 향해 참석자 명단을 전원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이날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당내 혼란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온 탓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6.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7.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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