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식 교수 "현재의 국내 방역 수준 적당"
WHO "축제 등 취소 권고 안해"…국내 행사 예정대로 치러질 듯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간) 최근 유행하는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PHEIC)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2022.6.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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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원숭이두창의 위협이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인데, 다만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어 몇주 후 결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비상사태 선언을 WHO가 유보함으로써 각국 방역 당국은 일부 확산중인 국가를 제외하고는 현재 수준의 검역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WHO는 이 발표 며칠 전엔 여름 축제와 콘서트 등 행사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환경이라면서도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동일한 제2급 감염병이다. 질병청은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위기 경보를 기존의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당시 독일에서 입국한 확진자는 증상이 있었지만 건강상태질문서에서 의심 증상을 밝히지 않고 공항 검역대를 통과한 후 공항 안에서 자진신고했다. 외국인인 또 다른 의심환자 역시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도 '증상 없음'으로 쓰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부산까지 이동했다.
현재 건강상태질문서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 검역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그리고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엉터리로 작성한 경우 이를 잡아낼 방법이 없다.
의심환자의 검역 무사통과 후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영국과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5개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발열 기준이 37.5도에서 37.3도로 바뀐다. 5개국 외에 27개 국가는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에 "우리는 현재 정도의 방역 수준이 맞는 것 같다. 모자라지도 않고, 이 이상 더 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영국의 첫 보고 후 6주 사이 풍토병이 아닌 지역에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는 48개국 약 3200건에 이른다. 엄 교수는 이 상황이 감염병 발생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 정도 확산 속도라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규제 해제 후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어 원숭이두창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에 계속 경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전역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고 우리나라도 오는 7월16일 서울광장에서 3년만에 퀴어축제가 다시 열린다. 원숭이두창은 보통 사람은 걸려도 가볍게 지나가지만 임신부나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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