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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위기의 이준석, 징계심의 앞두고 ‘安·윤핵관 연합’과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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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 권력 다툼 심화 양상

7월7일 개최 윤리위 놓고 혼란 가중

‘구원’ 安·‘윤핵관’ 張 싸잡아 비꼰 李

SNS 올린 흰 머리 사진에 추측 분분

정작 李, “스트레스 거의 없다” 일축

윤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엔 말 아껴

회동 사실 부인 안 해… 尹心 기대나

당내 조기전대 개최 가능성 등 제기

징계 여부·수위 따라 확전·봉합 갈려

세계일보

외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안철수 의원(오른쪽)이 지난 2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각자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칠곡=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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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여당 내부의 혼란상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구원이 깊은 안철수 의원,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 등과 연일 날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나섰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윤 대통령과의 이달 중순 비공개 회동 사실을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윤심(尹心)’에 기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정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집권여당 인사들이 내부 권력다툼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흰머리 세 가닥’ 사진에 관한 질문에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며 “제가 원래 (흰머리가) 나면 한 개씩 나는데, 세 개가 나서 특이해서 올렸다”고만 답했다. 앞서 이 대표가 사진을 게시한 뒤 ‘세 가닥’이 최근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배현진 최고위원,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직격한 장 의원, 입당 후에도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안 의원 등 세 사람을 의미하는 것 아니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런 해석에 선을 그은 뒤 “개혁동력이라는 것은 항상 유한하다”며 “유한한 개혁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데 당이든 정부든 이런 것들을 실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과 달리 이 대표는 주말 새 안 의원과 불편한 조우를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전날 경북 칠곡군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으나 가벼운 인사만 나눈 채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사 이후 서로를 겨냥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안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그런 문제는 여의도에서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반면 안 의원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라며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라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인사로 한다고 돼 있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엔 SNS에 안 의원과 장 의원을 겨냥해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적었다. 간장은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 의원의 성을 딴 표현이다. 장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이 대표를 우회 저격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를 해보겠다”고 공언한 이 대표가 자신을 ‘흔드는’ 인사들이 공동전선을 형성하려 하자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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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달 중순 윤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저희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논의사항, 접견 일정을 외부로 유출한 적도 없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그저께 언론 기사로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오히려 제가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이 해당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것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답변이다. 윤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를 두고 윤리위 징계 심의 등으로 곤경에 처한 이 대표가 대통령에게 손은 내미는 것 아니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런 관측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 윤리위와 엮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인 의도가 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 심의가 다시 열리는 내달 7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런 혼란상은 이 대표 징계 여부와 수위 등에 따라 절정으로 치달을 수도, 한풀 꺾일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윤리위가 시간을 질질 끄는 바람에 당의 혼란이 더 커졌다”고 비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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