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전선 펼쳐진 與, 관건은 李 거취…7일 윤리위 심의 앞두고 '혼란의 늪'
조기전대 등 시나리오에 당권경쟁 물밑 '꿈틀'
李측 '메시지 전쟁' 돌입…'尹心' 지원 요청 관측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가 내달 7일로 예고되면서 집권 초 여당 내 혼란이 점차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징계 결과는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 여권 내부의 권력 지형을 가를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당내에서는 윤리위 징계 심의의 적절성에 대한 찬반 논란에서부터 징계 일정 연기에 대한 비판, 이 대표 책임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에 대한 반발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 등 지도부 내부 갈등까지 얽혀들면서 당 내부의 권력투쟁이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다층적인 전선이 얽혀있는 가운데 최대 뇌관은 역시 이 대표의 거취 문제다.
만약 윤리위 결정의 후폭풍으로 이 대표가 중도에 물러나게 되면 차기 당권 레이스 개시를 알리는 총성이 울리는 셈이어서, 이후 당은 더욱 강력한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고위회의 참석한 이준석 |
국민의힘 당규의 윤리위 규정 21조는 징계 수위에 대해 강한 순서대로 제명·탈당권유·당원권 정지·경고 4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당원권 정지' 이상 처분이 나오면 당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차기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대 개최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이미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민들레'와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이 주도해 만든 '혁신24 새로운 미래' 등 모임 결성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을 두고도 당권경쟁이 꿈틀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이 대표 측은 앞으로 남은 12일 동안 이번 징계 추진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메시지 전쟁'에 돌입할 방침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 대표는 칼을 한 번 빼면 물러서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주부터 공중전, 여론전이든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위에서 징계를 받더라도 10일 내 재심청구가 가능하며 재심청구에 대한 의결은 30일 이내에 마치게 돼 있다. 재심 절차 외에도 최후의 카드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가 이른바 '윤심(尹心)'에 의지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이준석 대표와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데 이어 윤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하면 한 번 더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측 모두 윤 대통령의 당무(黨務) 개입 가능성을 일축하며 회동의 성격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내심 윤 대통령이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최근 당 상황에 대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며 직격하는 등 이 대표와 윤핵관간 갈등 전선이 재연된 상황에서 이 대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임기 초반 집권 여권의 혼란상이 국정 수행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징계 위기와 당내 반발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일단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는 데 성공할 경우 여당 내부 권력투쟁도 조금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로 이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가 더 거세게 터져 나오며 또다른 혼란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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