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작
과월호 잡지, 광고물, 포장지 등
단순 구김부터 정교한 분해까지
캔버스나무패널 등에 붙여내는
소비문화의 폐해를 꼬집으려고
김춘환 ‘만화경’(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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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굵직한 주름 사이로 슬쩍 보이는 ‘알파벳 문자’. 분명 포장지로 썼을 커다란 종이를 여미고 뭉쳐 ‘구김의 미학’을 실현했다고 할까. 하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미학’보단 ‘고발’에 가까우니까. 작가 김춘환(54)이 한 줄 한 줄 주름으로 쌓아올린 저 ‘등고선’ 형상이 말이다. 어느 쓰레기통 혹은 폐품처리장에서 발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일상 속 인쇄물이라서다.
“주로 과월호 잡지나 광고물, 포장지” 등을 단순한 구김부터 정교한 분해까지 ‘반죽하고 떼어내는’ 과정을 통해 캔버스 혹은 나무패널에 붙여내는 작업을 한단다. 굳이 왜 폐지를? “소비문화의 폐해를 꼬집으려고.” 변형되고 일그러진 덩어리가 놓쳐버린 본질과 메시지, 결국 껍데기만 남긴 허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거다.
최근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 예전 광고물·포장지의 원본을 복제한 ‘새로운 재료’를 등장시킨 거다. 연작 중 한 점인 ‘만화경’(Kaleidoscope 210703·2021)은 환경과 조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그 의미 그대로다. 그 끝을 좇다 보면 표류하는 이미지, 넘쳐나는 정보, 내용도 모른 채 따라나선 현대인의 가벼운 삶이 총총 박혀 있다.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가나아트나인원서 여는 ‘김춘환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패널에 종이. 42×32㎝. 가나아트 제공.
김춘환 ‘만화경’(Kaleidoscope 210905·2021), 캔버스에 종이, 130×130㎝(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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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환 ‘정물’(Still Life·2019), 패널에 종이, 150×150㎝(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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