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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대통령기록관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에 “기록 부존재” 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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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정기록물’ 열람 불가” 입장

 유족 측,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 예고

경향신문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유족이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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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유족들이 관련 기록 공개를 청구했으나 대통령기록관은 “(기록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유족 측은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지난 22일 유족 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우리 기관은 귀하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를 수 없음을 통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족 측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따라 지난달 25일 대통령기록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사건 발생 당일인 2020년 9월22일 청와대가 국방부·해양경찰청·해양수산부 등과 주고 받은 보고서·지휘서 등을 이씨의 유족에게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통령기록관은 유족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정보 공개를 할 수 없는 사유를 ‘대통령지정기록물’과 ‘일반기록물’로 구분해 설명했다. 공개가 원칙인 ‘일반기록물’과 달리 대통령이 지정한 ‘지정기록물’은 최장 30년간 공개가 제한된다. 지정기록물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해야 열람과 자료 제출을 할 수 있다.

대통령기록관은 “(기록물의) 목록에 대해서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됐다”며 “(지정기록물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나 열람은 허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지정기록물의 목록도 지정기록물로 묶여 있어 정보공개 대상 문서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기록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찾아 보았으나 해당 기록물이 부존재한다”며 “올해 안으로 19대 이관 일반기록물을 정리·등록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사건과 관련 있는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에 찬성해 달라는 설득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정식으로 요청하면 (공개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고 사료돼 계속해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27일 오전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로 찾아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기록 공개를) 국회에서 의결해 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지정기록물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유족 측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됐다. 검찰이 지정기록물이 수사의 중대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서울고등법원장에게 영장을 청구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할 수 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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