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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징계하면 20·30대 떠날까…진중권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 하태경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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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내달 7일에 이준석 대표 징계 심의하기로

진중권 “이준석 징계, 20·30 세대는 자기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도”

하태경 “20·30 세대는 떠나려면 언제든 떠날 수 있어”

이준석,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여름 지나면 당원 모집하러 다닐 것”

세계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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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성 상납 의혹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 심의를 앞둔 이준석 대표에게 향후 징계가 떨어질 시 이 대표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20·30 세대의 이탈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는 이 대표의 취임 후 젊은 층으로 분류되는 20·30·40세대 국민의힘 신규 당원이 늘어났던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 대표 취임 후 넉 달(2021년 5월31일~9월27일 기준) 누적 입당자는 총 26만5952명이며, 절반 수준인 약 11만4000명이 20·30·40 세대로 그 직전 4개월보다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들의 이탈 가능성 제기는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자신들을 겨냥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과도 맞닿아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20·30 세대와 60·70 세대의 ‘기계적 결합’으로 구성된다고 먼저 분석했다. 자연스레 뒤섞여 하나가 되는 ‘화학적 결합’이 아닌 겉으로만 함께하는 것처럼 비치는 기계적 결합을 그가 꺼낸 건, 외적으로 다양한 세대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이들이 분리될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진 전 교수는 “20·30 남성들, (그리고) 저쪽에 60·70 전통적인 지지자들이 있는데 (이들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며 “지금 주요한 선거가 다 끝나다 보니 이제 이준석 대표의 언행 같은 것들, 짜증 나는 부분들이 부각되는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옛날에 국민의힘은 늙어 보이고 민주당이 젊어 보였는데 요즘은 거꾸로”라며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게 되면 20·30들은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겠고, (이들이) 대거 이탈하면 ‘저 당은 역시 변하기 힘들겠구나’라는 판단을 유권자들에게 줘서 다음 총선에서는 그다지(성과가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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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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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가 언제든 국민의힘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게서도 읽힌다. 하 의원은 2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당의 특징은 세대 연합 정당”이라며 “지지층이 노청연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0·30 세대와 60·70 세대의 두 집단 성격이 다르다”며 “이준석 대표는 20·30이 주로 지지하고, 기존에 충성도 높은 지지자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비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봤다. 이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이 과거 ‘안정’을 추구한 이들과 다른 성격을 띠면서 적응이 어려운 지지자들도 있고,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면서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받아들여야 한다’거나 ‘과거 안정감 있는 대표들이 잘한 게 뭐가 있냐’ 등 주장이 제기된다며, 지지층간 충돌의 근본적 원인이 이 대표를 놓고 엇갈리는 호불호라고 하 의원은 진단했다.

계속해서 “이준석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지층, 성과는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지지층(이 있다)”이라며 “의원 중에 이준석 대표를 비토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는) 자연스레 자기 지지층을 향해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대 차이’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지지층간 갈등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면서, 하 의원은 “20·30은 (언제든) 떠나려면 떠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시 이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모양이 될 수 있어서 윤석열 정부도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내다봤다.



윤리위는 지난 22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 징계 결정을 내달 7일 개최하기로 했다. 윤리위가 당 안팎의 후폭풍을 고려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이 대표를 징계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서 적지 않게 나온다. 지난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표가 정치생명 최대 기로에 봉착한 상황이다. 다음 달 7일 윤리위 회의가 개최되기 전까지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놓고 당내 혼란상은 한층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4가지다.

이 대표는 윤리위 개최 약 4시간을 앞두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여름이 지나면 (책임)당원을 모으러 다닐 것”이라며 “제가 당 대표 취임할 때 (책임당원이) 22만~23만명 정도 됐는데 지금 80만명 정도가 됐고, 민주당은 100만 당원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감으로는 한 100만명 당원까지는 가야 당원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며 “젊은 세대가 부족한 부분을 좀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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