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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원숭이두창 전세계 확산

백신·치료제 없는데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유입…대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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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세대 백신 없어 '포위접종' 확산 억제 어려워
치료제 도입도 아직…중증 환자 발생하면 문제
잠복기 길어 유입시 신속한 대응 어려울 수도
뉴시스

[서울=뉴시스] 질병관리청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고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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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원숭이두창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방역 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아 원숭이두창이 확산될 경우 대처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의 임상증상을 보이는 2명이 원숭이두창 '의사환자'로 신고돼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의사환자는 임상 증상이나 역학적 연관성 등에 있어 원숭이두창이 의심되지만 검사 결과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의사환자 중 1명은 지난 20일 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이고 현재 부산 소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다른 1명은 전날 오후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으로 현재 인천의료원에서 치료 중이다. 두 환자 모두 피부병변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미국과 유럽 지역 국가들은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의료진이나 주변인에게 백신을 접종해 확산을 억제하는 '포위접종'(Ring vaccination, 링 백시네이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같은 폭스바이러스과에 속해 있어 두창 백신 접종으로 85%의 예방 효과를 낸다. 또 바이러스에 노출된지 4일 이내에만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1·2세대 백신은 부작용 위험이 높고 접종 방식이 까다로워 실제 사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기존 백신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개선된 3세대 백신 '진네오스(임바넥스)'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확산되고 있는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심하지 않고 2~4주 후 자연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에 따른 사망자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감염이 확산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치료제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원숭이두창은 아직 전용 치료제가 없지만 테코비리마트, 브린시도포비어, 시도포비어 등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

이 중 테코비리마트는 두창 치료 목적으로 미국, 유럽, 캐나다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고, 유럽에서는 원숭이두창 치료 목적으로도 승인을 받아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방역 당국은 약 500명분의 테코비리마트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테코비리마트는 아직 확보가 안 돼있고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시도포비어가 있어 중증 환자가 생겼을 경우 써볼 수는 있다"며 "그런데 거대세포바이러스 치료제인 시도포비어는 원숭이두창 확진자에서 임상 효과가 연구된 적이 없고 독성이나 부작용 등이 검증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KMI 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은 "테코비리마트는 고가의 약이지만 해외에서는 대량 비축 중으로 우리나라도 두창 및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에 대비해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긴 편이어서 해외를 통한 유입 위험이 큰 질병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도 이미 확진자가 유입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환자의 체액이나 병변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높다. 또 수두 등 다른 질병과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경우 신속한 보고와 추적 시스템 작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이나 치료제 등 대응 수단이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공기 전염이 빠르게 이뤄지진 않지만 잠복기가 길어 불특정 다수가 밀접접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동네 병원에서는 그냥 식중독이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생각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현재 (당국에서) 이 병의 증상과 특징에 대해 의료진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료진에 대한 교육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위원은 "원숭이두창의 경우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단할 수 없고, 의심환자 발생 시 질병청에 검체를 의뢰하고 환자를 격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부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고는 실제적으로 이 과정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내과, 비뇨의학과, 피부과 등을 중심으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구축해 의심환자 발생 시 의료진이 방역 당국에 바로 신고하고 이후 검체 의뢰, 환자 격리 및 역학 조사는 방역 당국의 책임 하에 바로 진행되는 더욱 적극적인 방역체계 구축을 한시적으로라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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