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2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징계 심의에 착수한다. 현직 당 대표에 대한 징계 안건이 윤리위에 정식 회부된 것은 초유의 상황으로 윤리위 판단 수위에 따라 정국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회의의 핵심 쟁점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증거 인멸 교사 의혹이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성 상납 의혹 관계자를 만나 투자 유치를 약속한 것이 이 대표의 증거 인멸 시도에 해당되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대표가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고 판단할 경우 윤리위는 당 대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20일 “김철근 당원(당대표 정무실장)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리위는 이날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중 하나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경우 ‘당원권 정지’ 또는 ‘경고’ 수준의 징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징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만약 ‘당원권 정지’ 징계가 내려질 경우 당 대표의 거취와 직결되면서 이 대표의 불명예 퇴진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여권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또한 이 대표가 가장 낮은 단계인 ‘경고’ 처분을 받을 경우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지만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리위가 이날 결정을 유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리위가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왼쪽)과 설전을 벌이다가 퇴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의혹을 받는 김 정무실장만 징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다음 회의로 미뤄질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내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정무실장이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남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증거 인멸의 전제인 성 성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어떤 처분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성 상납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어 윤리위가 이날 징계를 내릴 경우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징계를 심의하는 윤리위에 직접 나가겠다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리위 징계 심의를 하루 앞두고 “결국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 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며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나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것 아니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자신을 흔드는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