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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윤리위 D-1, 징계 수위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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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국회 산·학·정 의료기기 심포지엄 ‘의료기기산업의 미래와 정책’ 토론회를 마치고 세미나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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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비위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22일 징계 심사를 한다. 윤리위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중 하나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징계하지 않고 결정을 유예할 수 있다. 함께 징계 대상에 오른 이 대표 측근 김철근 정무실장만 징계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거센 후폭풍은 불가피하다. 이 대표는 징계 착수 자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실제 징계가 이뤄진다면 당 내홍이 폭발할 수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을 보면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 종류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네가지이다. 이 중 제명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탈당권유는 10일 이내 자진탈당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의결 절차 없이 곧바로 제명 처리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윤리위가 징계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최고위를 거쳐야 하는 제명이나 사실상의 제명인 탈당권유 징계를 이 대표에게 내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징계가 이뤄진다면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원권 정지나 경고다. 경고는 경징계이다. 징계에 따른 비판이 이 대표에게 제기되겠지만 대표직 수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원권 정지는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원권 정지는 1개월부터 3년까지 가능하다. 이 대표 임기가 약 1년 정도 남은 상황을 고려하면, 당원권 정지 기간에 따라 대표직 수행 여부도 정해진다. 기간의 장단과 별개로 당원권 정지를 받으면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김순례 최고위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고, 이후 최고위원으로 복귀한 선례가 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는 징계 절차 자체에 대해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징계 결정에도 반발할 것이고, (당원권 정지) 기간이 끝나면 당대표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리위가 이 대표를 징계하지 않거나 결정을 유예할 가능성도 있다. 현역 여당 대표 징계라는 초유의 결정은 국민의힘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의혹이 오래 전 일인데다, 윤리위가 수사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 명분이 되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성상납 의혹’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만 그 실체가 있는 것인지 여부도 잘 모르겠다”며 “본인(이준석)이 아니라고 하고 명확한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결과를 봐야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윤리위가 판단을 유보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윤리위 규정 30조인 ‘당 대표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해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징계 대상자라 이 조항의 적용 가능 여부에 대해선 당내에서 해석이 엇갈린다.

이 대표 측근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실장만 징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김 실장부터 제명 처리를 하고 이 대표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징계 여부와 그 수위에 따라 후폭풍은 매서울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결론이 나온 후 당내 ‘친이준석’ 세력과 ‘반이준석’ 세력의 대립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대표는 전날 공식회의 석상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설전을 주고받았고, 안철수 의원과는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도 대립해왔다. 징계가 이뤄지면 반이준석 세력이 결집해 이 대표 축출에 나설 수 있다.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될 경우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될 수 있고, 여권 전체의 권력판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윤리위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며 “소수 위원들이 계속 인터뷰하는 것은 자신의 뜻을 몰아가려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22일 오후 7시 개최된다.

박순봉·정대연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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