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황금연휴 셋째 날인 7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한담해안산책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햇살을 즐기고 있다. 2022.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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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생활인구 개념을 제시한 가운데 전국 각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인구공백을 메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주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여행객들의 관광소비가 늘어나면 지역경제 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방소멸 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은 생존을 위해 지속가능한 관광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관광당국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감소 지자체(89개)와 감소관심지역(18개)의 인구감소에 대한 인구감소소비 관광대체효과를 개인 신용카드 및 한국은행·통계청 빅데이터를 융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소비지출액은 163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지자체 단위로 보면 지역 내에선 국민 1인당 평균 744만5000원을, 지역 밖에선 평균 893만6000원을 각각 썼다.
타지역 이주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 등의 이유로 지역 거주인구가 1명이 줄어들 때마다 744만원의 기대소비가 사라지는 셈이다.이에 따라 지역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이들의 소비로 인구감소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게 관광당국의 설명이다. 인구감소로 줄어들 지역소비를 대체할 방안으로 관광을 중심으로 한 방문자경제 활성화가 거론되는 이유다.
실제로 공사의 국민여행조사 등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들은 숙박여행 시 1인당 18만9000원을 쓰고, 당일여행에선 7만2000원을 소비한다. 지역인구가 1명 줄어도 18명의 숙박여행객과 55명의 당일치기 여행객이 지역을 찾으면 소비대체가 가능하단 계산이 나온다. 공사 관계자는 "1인당 소비효과가 큰 장기체류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방문객 1인당 인구감소 대체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구감소 지역이 포함된 광역시·도에서 연간 1인당 지역소비액은 강원도가 85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강원도는 감소인구 1인당 숙박 관광객 32명과 당일 관광객 31명이 필요했다.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는 기초지자체 중에선 충북 제천시가 929만2000원으로 지역 내 소비지출 규모가 가장 컸는데, 이 경우 숙박여행 34명과 당일여행 71명이 관광 대체소비를 하면 지역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 위기가 크고 정주 인구의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소도시의 경우 더 많은 관광객이 필요하다. 전남 신안군은 지역 내 소비지출 규모가 210만8000원에 불과해 숙박 6명과 당일 14명의 관광객이면 소비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기존 정주인구가 적고 인구감소 우려도 높아 인구감소가 지역 기반서비스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 체재유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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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석은 정부가 인구위기 대응을 위해 제시한 생활인구에서 나왔다. 생활인구는 기존 주민등록인구에 통근·통학·관광·휴양 등의 목적으로 방문해 체류하는 사람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해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며 처음 거론했다. 우리보다 앞서 인구위기를 겪는 일본에서 비슷한 뜻의 관계인구를 법제화해 정책에 활용하고, 최근 국회에서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도 그대로 담길 만큼 인구위기 해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목적의 지역 방문인구를 늘려 정주인구 감소로 발생할 문제들을 상쇄한다는 개념인데, '포스트 코로나'로 캠핑 등 국내여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광객이 대표적인 생활인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관광거점도시도 관광시장 서울 편중현상을 해소해 지방소멸과 경제침체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관광당국은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구감소지역 관광활성화 프로젝트 △지자체 관광활성화 컨설팅 지원 등에 나선단 계획이다. 정선희 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이번 분석을 기반으로 인구감소 지역에서 관광으로 인한 대체효과를 보다 빠르고 쉽게 측정하고, 지역의 인구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는 관광 중심의 인구활력 제고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광소비로 인구감소에 대응하려면 지속가능한 관광객 유입을 위한 정부·지자체 차원의 중·장기적 관광 활성화 로드맵이 필요하단 조언도 나온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인구소멸 측면에서 관광객의 방문은 지역 소비진작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1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재방문하거나 체류일수를 늘리는 등 관광객이 지역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맞춤형 관광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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