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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우크라이나 난민 임시 수용 한계…"장기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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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몰도바·독일 등 부담 증가…자원 봉사도 줄어

"단기 수용에서 정착 지원으로 정책 전환해야"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난민으로 빼곡한 폴란드행 피란 열차 객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난민 문제도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인 750만 명이 인근 국가로 탈출했다. 국내 피란민도 수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인 830만 명이 조국을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전 초기에 밀려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등 인근 유럽 국가는 따뜻하게 맞이했다.

이웃 국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 수용했을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숙소와 음식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난민 수용 능력도 한계에 달하고 자발적으로 난민을 돕는 손길도 줄어들고 있다.

UNHCR 독일 지부의 크리스 멜처는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수백만 명의 유럽인이 난민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이제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피로감이 엿보이지만 아직도 봉사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자원봉사가 많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국제구호단체 활동가인 제이슨 필립스는 "난민 문제가 전환기에 들어섰다. 이제는 중장기적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폴란드에 감사하는 우크라이나 난민
폴란드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지난 5월 29일 바르샤바에서 난민들을 받아준 폴란드 정부에 감사를 표시하는 가두시위를 벌이는 모습. [EP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이웃 국가와 국민이 자발적으로 난민 수용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직 그런 정서는 남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봉사와 기여가 끝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구호단체에 따르면 4월 말까지 폴란드에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의 56%가 지인이나 자원봉사자가 제공한 숙소에서 머물렀다. 필립스는 이제 이런 방식의 난민 수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난민 370만 명을 받아들였다.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문호를 활짝 연 폴란드는 국제 사회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속해서 증가하는 난민을 장기적 관점에서 어떻게 사회 일원으로 흡수해야 할지를 두고는 뚜렷한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아 폴란드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18개월간 기본적 복지 서비스와 노동 기회를 부여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난민을 자신의 집에 데려가면 별도의 심사 없이 하루 40즈워티(약 1만1천600 원)를 지원받는다.

문제는 난민에 대한 교육, 보육·돌봄 서비스, 사회통합 등 중앙 정부의 정책이 충실하게 준비되지 않았고 대부분 지방정부나 시민단체, 그리고 일반 시민의 손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몰도바는 1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했다.

인구의 5%에 달하는 난민을 받아들인 몰도바는 물가상승률이 27%에 달할 정도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난이 겹쳐 더는 난민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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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도착하는 우크라이나 난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지 않은 국가 중 가장 많은 72만5천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했다. 독일은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등에 들어온 난민 중 독일로 가기를 원하는 난민을 열차와 버스 등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독일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망명 신청을 할 필요도 없이 3년간의 거주 허가를 얻을 수 있다.

독일 정부는 이들에게 기초생활 수급 제도를 적용받는 수준의 생활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이들이 독일 노동시장에 편입돼 적절한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해 20억 유로(약 2조6천7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독일에 도착하는 난민이 계속 늘어나면서 주요 도시에서 이들에게 제공하는 수용 시설이 부족해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울리케 레시히는 난민에게 임시 수용 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들은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 각국으로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책도 논의되고 있다.

EU는 난민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폴란드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는 한편,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다른 유럽 국가로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국가 간 이동을 돕기 위해 EU 역내의 교통·운송을 조정하고 숙박 시설 등 각국의 수용 능력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등록 플랫폼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난민에 대한 임시 보호를 제공하고 EU 회원국 간 수용 난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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