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77% 차주별 DSR 영향권…대출 절벽 불가피

2021년말 기준 가계대출 보유 자영업자 77%…1인당 1억5000여만원

10월부터는 '코로나 대출' 상환 시작해야…금리상승기 '삼중고' 예고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2분기 손실보상금 선지급이 시작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에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분기 손실보상금 선지급 대상은 지난 4월 1∼17일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61만2천개사이고, 선지급 금액은 한 곳당 100만 원이다. 2022.6.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7월부터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는 가운데, 전체 자영업자의 약 77%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자영업자가 신규 대출 시 한도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부터는 그간 미뤄놨던 '코로나 대출'도 갚아나가기 시작해야 하는 데다,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자영업자의 삼중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차주 중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은행권 기준, 비은행은 50%)를 넘기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현재는 총 대출이 2억원을 넘어서는 대출자만 해당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차주별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자영업자 열명 중 일곱명은 규제를 적용받는다. 나이스평가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이들은 모두 278만9000명인데, 그중 가계대출을 동시에 갖고 있는 이들은 217만 2000명으로 전체의 77.8%였다. 1인당 보유한 가계대출은 1억5027만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치가 1억원을 훨씬 웃돌았다는 건 '평균의 함정'을 고려하더라도 자영업자 상당수가 규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DSR 규제를 받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컨대 연 소득이 2183만원(국세청 2020년 기준)인 자영업자 A씨가 은행에서 1억2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연 4.7%·35년 만기), 3000만원의 신용대출(연 4.8%)을 받은 경우, 이 사람의 DSR은 62.6%로 규제 비율을 크게 웃돈다.

신용대출만 갖고 있더라도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렵다. 3000만원 신용대출 기준 A씨의 DSR은 30.7%로, 추가 대출 한도는 고작 1000만원 정도다. 이자율이 높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의 DSR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자영업자는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사업자대출을 받은 후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은행권 신용대출, 카드론,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으로 충당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우 실제 소득보다 신고된 소득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DSR은 신고 소득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부터는 '코로나 대출' 상환을 시작해야 해서, 자영업자의 부담은 더 커질 예정이다. 금융당국 주도로 금융권은 2020년 4월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게 대출 원리금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해당 조치는 9월말 종료될 예정이다.

금리상승기를 맞아 금융권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점도 자영업자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도 미 연준의 보폭에 맞춰 연내 기준금리를 2.75%까지 올릴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연내 8%에 도달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차주별 DSR 3단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긴급생계용도' 대출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도 긴급생계용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 승인을 전제로 최대 1억원까지 차주별 DSR 규제에서 제외된다. 금융위는 3분기 중 해당 자금의 최대 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추가 완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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