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최서윤 기자 =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20일 “해외여행을 가고는 싶은데 항공권이 너무 비싸서 미뤄야할 판”이라며 “여름이 좀 지나면 가격이 떨어질 것 같아서 가더라도 최대한 늦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막혔던 국제선 하늘길이 열리고 있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선 ‘해외여행 휴포자(휴가 포기자)’가 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부담을 키웠다. 항공업계는 항공사별 다양한 프로모션을 비교하면 합리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날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7월 인천~뉴욕 편도 항공권 가격은 약 300만원이다. 두 달 전만 해도 왕복에 300만원이었으나 그새 2배 뛴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는 유럽이나 미주 노선 등 장거리 노선에 몰려있다”며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이 아닌 장거리 노선 위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권을 다음 달 예매하면 더 비싼 가격을 치러야 한다. 항공권 가격은 출국일이 아닌 예매일 기준인데, 7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2단계가 적용돼 거리당 최대 33만9300원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최대 26만73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유류할증료는 고정비용이 큰 항공사들이 연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유가변동에 따라 기본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이다. 최종 결제자인 소비자의 비용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항공권 가격 급등은 좌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대한항공의 현재 주당 운항 횟수는 약 200회로 코로나 이전(약 900회)의 22%에 그친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이전 주당 660회를 운항했지만 현재 130회로 20%만 운항 중이다. 정부가 운항 증편 수를 기존 계획보다 더 늘리기로 했지만, 이를 실제로 운항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아도 실제로 해당 항공기를 띄우려면 1~2주 정도 소요된다”며 “항공권 판매기간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값 항공권’ 속에서도 항공사들은 나름대로 프로모션을 펼치면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은 휴면 회원이 계정을 활성화하면 국제선 할인 쿠폰 최대 2만원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라스베이거스·비엔나·밀라노 등 장거리 주요 노선 운항 재개를 기념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매할 때 편도 2500마일, 왕복 5000마일을 할인하는 프로모션 중이다. 대한항공카드로 보너스 항공권의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결제할 경우 1000원당 1마일의 마일리지 추가적립도 가능하다.
신규 취항 해외 노선 등에 특가세일하거나 결제 방식에 따른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은 7월 몽골 신규 취항과 A330 대형기 투입을 기념해 티웨이페이(삼성카드)로 30만원 이상 결제하면 5만원, 60만원 이상 결제하면 10만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진에어는 카카오페이로 항공권을 결제하면 운임 금액에 따라 최대 5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싸진 항공권 가격은 3~4개월 후에야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전까지는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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