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세계 속 한류

BTS마저 지쳤다…“공장형 K팝 시스템에 전환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5일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 주요 외신들은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날선 지적이 이어가고 있다.

특히 K팝의 대표격인 BTS가 완전히 지치게 된 것에는 ‘빠른 육성과 소비’라는 공식을 가진 K팝 특유의 비즈니스 방식이 아티스트들의 이미지를 고갈시키고 육체적으로 혹사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조선비즈

방탄소년단(BTS).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닛케이아시아는 BTS의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하며 이번 사건이 K팝 산업 내에 존재했던 내부적 균열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BTS가 번아웃(Burnout·소진증후군)을 호소하게 된 배경에는 ‘빠른 주기의 육성과 소비’라는 산업적 병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닛케이는 이번 BTS의 활동중단 선언이 향후 K팝 시스템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동안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기보다는 공장처럼 단시간 내에 소모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기계적 양산 시스템이 이번 BTS의 문제제기로 달라지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돌 비즈니스로 대표되는 K팝은 철저하게 기획된 상품 구조와 최대 5~6년 주기의 판매 프로세스를 가진다. 오디션을 거쳐 실력과 비주얼을 갖춘 10대를 선발해 보컬 랩 춤 트레이닝을 시킨 뒤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 이후의 사생활은 거의 보장되지 않는다.

데뷔 이후엔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회사의 투자금 회수와 수익창출에만 전념하며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창작의 시기를 갖기 어렵고 인격적으로 성숙할 시간이 없다. 15일 BTS가 직접 방송에서 밝힌 활동중단의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일각에서는 병역문제가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소프트파워 성장 전반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郎) 문화 칼럼니스트 겸 저널리스트는 “단체 활동 중단 발표와 솔로 활동의 예고는 여기까지 열심히 달려온 결과에 따른 휴양이 필요한 것도 이유지만 그 배경에는 병역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병역 특례 논의가 정치권에서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K팝 남성 그룹에서는 병역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며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 과거 인기그룹들이 군복무로 인해 한 때의 기세를 꺾였다”고 적었다.

한편 BTS의 이날 발표는 전 세계 대중문화계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 뉴욕타임스·CNN, 영국 가디언·BBC,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전 세계 유력 외신들이 이들의 활동 중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충격적”이라며 영국 원 디렉션, 미국 엔싱크 등 활동 중단 선언 후 복귀하지 않은 유명 보이그룹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