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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단체활동 중단…군복무 앞둔 필연적 선택이었나[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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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팀으로 쉼 없이 달려온 달려온 행보에 반드시 필요했던 쉼표였지만 데뷔 9주년을 맞아 전한 깜짝 발표가 안긴 충격파가 거세다. 가요계에서는 병역 의무 이행 등의 이유로 단체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 ‘BANGTANTV’방탄티비)'에 ‘찐 방탄회식’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데뷔 9주년을 맞아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콘셉트로 촬영됐다.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9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멤버들, 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면서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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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유튜브 채널 '방탄TV'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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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성장 필요… 방향성 잃었다"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Butter)’랑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의 배경으로는 팀 활동에 매몰돼 미처 돌아보지 못한 ‘개인의 성장’을 들었다.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고 밝힌 그는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토로했다.

RM은 또 “우리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지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 했다. 그는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며 “(우리 팀이)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 버리는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작사와 프로듀싱에 앞장섰던 멤버들일수록 고충이 더욱 컸다. 슈가 역시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창작의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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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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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2막은 솔로 활동…첫 주자 제이홉

향후 방탄소년단은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로만 진행했던 솔로 음악 활동을 정식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이 정식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한 적은 없었기에 '앤솔러지' 음반으로 1막을 마친 이들이 본격적인 2막에 접어드는 셈이라 볼 만 하다. 첫 타자는 제이홉이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RM은 "믹스테이프는 원래 저작권도 없는 것들을 대충 녹음해서 기획사에 돌릴 때 쓰던 것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믹스테이프는 노력, 시간, 자본이 웬만한 앨범 이상으로 투입됐다"면서 "믹스테이프라고 했던 콘텐츠들이 앞으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믹스테이프가 아니라 앨범이 될 것 같고, 한국 음원 사이트에 이것이 나간다는 게 상징적"이라고 짚었다.

데뷔 9년 만에 방탄소년단 첫 솔로 주자로 나서는 제이홉은 오는 7월 28일부터 3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미국 시카고 소재 그랜트 공원에서 열리는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 한국 가수 최초로 헤드라이너로 출격한다. 방탄소년단은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인 오는 마지막날 공연에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한다.

제이홉은 이같은 소식을 지난 8일 개인 SNS에 올리며 "저한테는 굉장한 도전이고, 저의 음악 활동에 있어 크게 기억될 히스토리의 한 부분이라고도 생각이 드네요. 멋지게 보여드릴게요. 미쳐보자고"라고 적어 기대를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이 멤버들의 솔로 계획을 직접 알리고 공식화함에 따라 제이홉의 솔로 앨범 발매는 음악 페스티벌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이홉 솔로 앨범 발매 시기는 미정이나 방탄소년단의 '프루프' 앨범이 지난 10일 발매된 만큼 일정 기간을 둔 7월 말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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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단체활동 잠정 중단…군 입대 여파

방탄소년단이 근 10년의 팀 활동에 긴 쉼표를 찍게 된 배경에는 멤버들이 밝힌 '개인의 성장' 필요성이 결정적이지만 멤버 전원 군 입대가 예정된 상황이라는 외부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까지 멤버 전원이 대한민국 국적자로 현역 입영 대상자다.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대해야 했으나 지난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입영연기를 신청, 입영 시기를 올해 말까지 미뤘다.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 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으로 국위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신청서를 제출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거쳐 입대를 30살까지 연기할 수 있는데, 2018년 한류 및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연소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한 방탄소년단 진은 입영연기를 신청하면서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다만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2023년부터 현역 징집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들이 그동안 쌓아올린 업적이 현재 각종 콩쿠르에서의 수상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순수예술인들에 비해 못하지 않다며 이들에게도 대체복무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고 일부 의원들의 발의로 'BTS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나와 국회 계류 중이다.

이 병역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여야 의원들의 찬반이 엇갈려 통과가 잠정 보류됐다. 이후 거듭된 논의에도 국방부와 병무청이 병역법 부정적인 의견을 거듭 내비침에 따라 전망은 어둡다. 특히 이기식 병무청장은 지난 5월 1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의 화두는 공정"이라며 "공정성, 형평성 문제와 사회적인 의견수렴 등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서 이러한 제도(병역특례 제도)가 적합한 지를 한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입대 관련 하이브 측의 공식입장은 없으나 현재로서 병역법 개정 가능성이 낮은데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진의 입대 시기가 도래하기 전 법안이 처리되고 혜택을 받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멤버들이 단체 활동을 사실상 잠정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우세하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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