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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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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단체활동 잠정 중단 전격 발표…"개인 성장할 시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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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에서 직접 발표
세계 대중 문화시장에 파장 예상
"K팝 아이돌 시스템서 계속 찍으니 성장할 시간 없어"
한국일보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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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세계에서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며 팝 음악 시장에서 최전성기를 누리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방탄소년단은 14일 밤 올린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년 활동을 정리하는 앨범 '프루프'를 10일 발표했다. 이 신작이 그룹 활동에 잠시 쉼표를 찍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 영상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 얘기를 털어놨다.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을 노리다 보니 음악적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는 고백이다.

팀 활동에 전념하다 보니 개인의 성장을 소홀히 한 것은 팀 활동 잠정 중단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며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더라.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도 했다.

9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것은 K팝 아이돌의 탈진의 불씨가 됐다.

RM은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며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며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 버리는 것 같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슈가는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며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RM의 말에 동조했다.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방탄소년단은 앞으로 솔로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첫 타자는 제이홉이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RM은 "믹스테이프(비정규앨범)라고 했던 콘텐츠를 이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제이홉의 콘텐츠부터는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다. 각각 개인의 뭔가를 발현하기에는 너무 늦긴 했다"고 밝혔다.

진은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며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니 그쪽(배우)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생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단체 활동 중단이 그룹 해체는 아니라고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RM으로 남아 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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