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일정에 사적 지인 참석…비선 의혹 지적
“왜 참석했는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답해야”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 헌화를 마친 후 사저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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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외부활동을 겨냥해 연일 비판의 날을 세우고 나섰다. 지난 12일 윤 대통령 부부가 영화 관람 등 일정으로 정부의 북한 방사포 발사 발표가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14일에는 김 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기 위해 봉하마을로 갔을 당시 동행한 인물을 놓고 ‘비선 논란’ 의혹 등을 지적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전날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하면서 동행한 인물에 대해 대통령실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조 대변인은 “‘대학교수인 지인’이라고 대통령실이 해명했는데 언론보도를 보면 김 여사의 ‘십년지기’라고 한다”며 “김 여사와 함께 한 사람의 직업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 부인의 공식 일정에 왜 사적 지인이 참석했는지가 중요하다. 대학교수이든 아니든 공식적인 행사에 함께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더욱이 해당 인물은 (김 여사의) 지난 5월 충북 단양 구인사 방문 때도 함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보좌 직원이 없어서 사적 지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와왔다면 이 또한 비선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와 동행한 인물이 ‘무속인 아니냐’는 의혹 등과 관련해 “무속인은 아니다”라며 “김 여사와 잘 아는 사이인 모 대학교수”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김 여사는 개인 사진이 대통령실의 승인 없이 외부로 유출되어 논란을 겪은 바 있는데 또 사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대통령실은 이 사람이 대통령 부인 일정에 왜 갔는지,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분명히 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김 여사의 팬클럽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비선실세를 자처하는 것 같은 ‘건희사랑’(팬클럽) 운영자의 안하무인도 놀랍지만 김 여사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앞서 강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을 비판한 시사평론가에 대해 막말을 하며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강 변호사는 지난달 윤 대통령 부부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김 여사로부터 전달받아 팬카페에 올린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 대변인은 “조용하게 내조하겠다던 김 여사의 약속 파기도 문제지만, 대통령 문고리를 능가하는 김 여사의 비선 문고리가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김 여사의 행보를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공적인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깬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영부인은) 조용히 내조만하고 공적인 활동을 하지 말라는 국민을 요구에도 반하고, 대통령의 약속에도 반하는 그런 부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 내외가 북한이 다섯 발의 방사포를 발포한 지난 주말에도 빵 쇼핑에 이어 한가하게 영화 관람을 해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북한의 방사포 발사 관련 보고를 언제 받았는지 국민 앞에 밝히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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