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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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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신라 왕궁에서 발견된 곰 흔적, 곰이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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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천년 달빛, 월성 ⑧

- 신라 왕궁에서 발견된 곰의 흔적…곰이 왜 거기서 나와?

지난 2000년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경주.

경주엔 수많은 유적지가 있지만, 당시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귀한 사료가 출토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신라의 왕궁이 위치한 궁궐인 월성 주변을 둘러싼 연못인 '해자'입니다.

이 연못의 퇴적층에서 동물 뼈가 대거 발견되면서 약 1천600년 전 5세기 당시 신라인이 동물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월성 유적에서 확인된 동물은 멧돼지류, 소, 말, 개, 곰, 사슴 등 포유동물이 많습니다.

신라인은 이 동물들을 가축으로 키우며 농사에 활용하거나 고기로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유독 돋보이는 동물 뼈가 발견됐으니 바로, 곰입니다.

월성 유적의 해자(궁궐 주변 연못)에서만 10여 점의 곰 뼈가 발견됐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신라인은 곰을 먹었을까요?

발견된 뼈를 분석해보면 아래턱뼈와 발꿈치뼈, 위팔뼈, 허벅지 뼈 등 고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 부위의 뼈가 주로 출토됐습니다.

식용보다는 다른 용도로 곰이 활용됐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원들이 '삼국사기'에서 그 단서를 찾았습니다.

"제감화(弟監花), 곰의 뺨가죽(熊頰皮)으로 만드는데, 길이는 8치 5푼이다." - '삼국사기' 권40 잡지9 무관

"군사감화(君師監花). 곰의 가슴가죽(熊胸皮)으로 길이는 8치 5푼이다." - '삼국사기' 권40 잡지9 무관

"대장척당주화(大匠尺幢主花). 곰의 팔가죽(熊臂皮)으로 길이는 7치이다". (한편으로는 중간 크기 호랑이의 이마 가죽으로 길이는 8치 5푼이라고도 한다) - '삼국사기' 권40 잡지9 무관

'삼국사기'엔 당시 신라인이 곰의 가죽을 이용해 군대 깃발 장식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왕은 군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신라의 궁궐 주변에서 발견된 곰 뼈는 군대 깃발 제작 후 남겨진 뼈로 추정해볼 수 있죠.

"피전(皮典)은 경덕왕(景德王)이 포인방으로 고쳤고 후에 예전대로 회복되었다." - '삼국사기' 권39 잡지8 직관 중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죽을 다루는 관청으로 짐작되는 피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왕궁이나 국가에서 소비되는 물품을 만들었을 테고, 월성 주변에 이러한 관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주 월성의 해자에서 발견되고 있는 동물 뼈는 신라 왕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어 역사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최근 월성 해자에서 다수 출토된 동물 뼈는 여전히 정리 과정에 있습니다.

이 귀한 사료에 대한 조사가 앞으로 진전되면 신라인들이 동물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더욱 상세히 드러날 전망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유세진 작가

seva@yna.co.kr

ys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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