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T 도입·호남 지지율 상승효과 거둬…대선·지선 승리 배경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두 번의 연이은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성공한 당대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계속되는 당내 갈등 중심에 서면서 '리더십' 문제에 봉착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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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따릉이를 타고 첫 출근했던 이 대표는 1년 만에 '야당 대표'에서 '여당 대표'로 거듭나 여의도 정치권의 주역이 됐다.
지난 1년 동안 이 대표가 보여준 정치 행보는 과연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먼저,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취약 지지층이었던 2030 세대를 겨냥한 메시지를 표출하고 정책을 펼치는 등 외연 확장·당원 배가의 업적을 세웠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다만, '이대남'에 치우친 캠페인으로 '젠더 갈라치기' 논란을 낳았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의 잦은 충돌로 당내 극심한 내홍의 중심에 섰던 점은 정치권 안팎에서 리스크로 지적된다.
◆'30대 당대표'...정치권에 던진 국민들의 '경고'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43.8%의 지지를 받아 유력 경쟁자인 나경원(37.1%)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국민의힘 전신)을 6.7%p 격차로 따돌렸다.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가 된 것이다.
'30대 원내 교섭단체 정당 대표'의 탄생은 기성 정치권에 실망해 세대 교체론을 통한 정치변화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민심의 표출이었다. 특히, 보수당에서 '30대 당대표'가 등장했다는 점은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안겼다.
기대에 부응하듯, 이 대표는 당대표를 수행하며 '공정과 혁신'을 최대 가치로 내세웠다. '조국 사태'로 불리는 '불공정' 시대에 불만을 품은 2030세대를 겨냥한 전략이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부터 정당 최초,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을 도입했다. '짬짬이 공천' 관행을 줄여 혁신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와 관련 <더팩트>와 만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세습·적폐의 모습보다는 신선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 대표의 행보는 칭찬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아이디어 뱅크 '준스톤', 대선·지선 승리 이끌었다
지난 1년간 이 대표가 보여준 두 차례 선거 과정은 역대 보수 정당 대표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이념·진영·지역 구도 등 사상 논리로 범벅 됐던 과거와 달리 '비단 주머니'라는 아이디어 보따리를 쏟아냈다. '쇼츠 영상'과 'AI 윤석열'을 통해 이슈를 주도해 나간 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젠더와 게임, 암호화폐 등 기존의 선심성 공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로 눈을 돌리며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장년층 이상의 지지가 대부분이었던 국민의힘에 2030 세대 당원을 대거 가입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이 대표 취임 후 가장 큰 변화는 국민의힘 지지층 연령대가 어려진 점"이라며 "2030세대 지지층 증가가 선거 승리에 큰 몫을 했기 때문에, 이 대표가 200% 이상 활약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역주의 구도를 깨부수겠다며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연신 두드렸다. 그는 지난 2월 1일 무등산을 등반하며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대표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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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에서 보수 정당 최고 득표율 기록
이 대표는 호남권에 진심이었다.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영논리를 깨부수겠다는 그만의 '파이팅'이다. 그는 지난 2월, 설날을 맞아 무등산을 등반하며 시민과 인사를 건넸고, 전남의 소외된 도서 지역 신안·완도·장흥·고흥 등 다도해 일대를 순회하며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는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 이 대표의 전략으로,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호남 200만 가구에 손 편지를 발송했고, 무궁화호 '윤석열차'를 타고 호남을 방문했다.
그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윤 대통령은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 각각 12.72%, 11.44%, 14.4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보수 정당 후보 중 호남권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시장과 전남·전북지사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보수 정당 역사상 최초의 성과다. 이 대표의 '파이팅'이 선거 승리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지난 1년간 두 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점을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꼽았다. 그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한 당대표"라며 "과연 '이준석이 아니었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의 중심, 임기 절반 남기고 위기설 봉착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다방면에서 성과를 보여왔지만, 윤핵관과 마찰을 빚는 등 당내 갈등 관리에는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당 소속 의원들, 선거 조직 인사들과 공개적인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당 대표직을 사실상 내려놓고 지방으로 '잠적'해 당과 대선 후보 지지율을 추락시키는 위기를 초래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대표되는 이 대표의 젠더 관련 선거 전략도 내내 논란거리였다. 지나치게 '이대남'에 쏠린 전략을 세우면서 젊은 여성들의 반감을 사는 등 '2030 젠더 갈라치기'에 앞장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기도 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이 대표의 지난 1년 행보에 대해 "매번 갈등의 중심이 된 점은 향후 정치 행보에 있어서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갈등을 불러일으킨 만큼 2년 뒤 총선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2일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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