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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소주·맥주 최대한 쌓아놨어요"…주류대란 공포에 속타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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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제때 못받고·물량 줄이기도…발주 제한에 "일단 받고 보자"

다른 점주에 "빌려달라" 요청도…"코로나 간신히 이겼는데" 근심

뉴스1

25일 서울의 한 유흥거리에서 관계자가 맥주 박스를 옮기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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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당장 공급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에 소주·맥주를 최대한 쟁여놨어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점 사장 이모씨는 한숨을 내쉬며 주점 구석을 가리켰다. 66㎡(20평) 남짓의 크지 않은 가게였지만 주방에서 화장실로 향하는 비좁은 통로에는 소주와 맥주 30여 상자가 쌓여있었다. 이씨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지만, 행여나 술이 없어서 장사를 망칠 순 없지 않냐"고 푸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 총파업이 닷새째 이어지며 '주류 대란'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주류 도매업자들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거나, 줄이는 등 발주를 제한하고 있어 이런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틀 전쯤에 주류 공급업체에서 카스의 경우 수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알려줬었다"며 "놀란 마음에 일단 더 많이 발주를 넣어 받았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주점 사장 정모씨(42)도 "일주일 후까지 계속 이런 상태면 정말 소주·맥주를 받지 못할 것이란 얘기까지 들었다"며 "주류업체에서 물량이 충분하다고 안심은 시키지만 그래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제때 주류를 받지 못해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B씨는 "어제 주류업체에서 소주와 생맥주를 입고해주지 않았다"며 "계속 소량만 입고되는 상황이어서 강제 휴무가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주류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이천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출고율이 평소의 38%(1~6일 평균)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현재 수도권의 중대형 주류 도매상은 직접 공장을 찾아 주류를 운반하고 있다. 이천공장에만 하루에도 500~700명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려운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선 주류 공급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

주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주류를 제때 받지 못해 도움을 호소하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 따르면 김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C씨는 "업체에서 오늘부터 소주를 못 보내준다고 했다. 소주를 안 쟁여놨더니 문제"라며 여유 있는 점주에게 양도해달라고 요청하는 글을 적었다. 의정부 자영업자 D씨 역시 "(가게를) 오픈한 지 일주일 됐는데 주류업체에서 술을 못 가져다준다며 빌려 쓰라고 했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고통을 받다가 간신히 영업 정상화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주류 대란' 우려에 또다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엔 통상 주류 판매량이 늘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화물연대의 파업이 더욱더 야속하기만 하다.

자영업자 김모씨(38)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난관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하다"며 "같은 약자라고 생각한다면 화물연대가 자영업자의 마음도 헤아려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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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주류도매업체 용달 차량이 주류를 받아 가고 있다. 2022.6.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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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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