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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 속 한류

"英 한류열기 아주 뜨겁죠"…한류매장, 주말 2시간 기다려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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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버밍햄서 한류 팬 성지 '소콜랩' 운영하는 이상훈 대표

월드옥타서 활동…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 매장 계획

"K-팝 앞세워 유럽 전역에 K-뷰티 전파할 것"

연합뉴스

이상훈 오즈파트너스 대표
[월드옥타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K-팝을 앞세워 유럽 전역에 K-뷰티를 전파할 것입니다."

영국 런던의 소호 거리와 버밍햄 중심부에서 한류 매장 '소콜랩'(Sokollab: South Korean collaboration)을 운영하는 이상훈 오즈파트너스 대표의 포부다.

소콜랩 1호점(런던)과 2호점(버밍햄)은 25년째 영국에서 거주하는 이 대표와 바이어로 친분을 쌓아온 파트너가 공동 운영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한다.

최근 방한한 이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콜랩은 현재 '영국 한류의 중심'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며 "K-팝 앨범을 비롯해 K-팝 굿즈, K-뷰티 화장품 등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등 K-팝 그룹 앨범과 응원봉, 인형, 스킨79·샹프리·지나인스킨·벤튼·시오리스 등 K-뷰티 제품, 문구류 스티커 등이 매장에 진열돼 있다.

이 대표는 "K-팝 그룹 영상 팬사인회 등 관련 이벤트도 열린다"며 "한류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응이 아주 뜨거워지면서 소콜랩은 팬들의 성지(Must Visit place)가 돼 주말에는 보통 1∼2시간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BTS와 K-팝,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월 1만 장 넘게 앨범이 팔린다. 화장품도 불티나게 팔려 매장당 연매출액이 30억 이상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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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콜랩 매장 내부 모습
[이상훈 오즈파트너스 대표 제공]


소콜랩은 곧 카페형 매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K-팝을 들으며 편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꾸며 더 많은 한류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한국적인 퓨전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단순한 카페에서 더 나아가 여러 한류단체와 연계해 한국어 교육 등을 통한 한국문화 콘텐츠 전파를 위해서도 소콜랩을 계속 확장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1호점을 더 넓은 매장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네덜란드에 온라인 매장을 열고, 내년에는 암스테르담에 3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 지점은 처음부터 카페형 매장으로 내기로 했다.

이 대표는 "한류 열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있기에 소콜랩 매장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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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콜랩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선 한류 팬들
[이상훈 오즈파트너스 대표 제공]


지금은 한류에 힘입어 사업이 확장일로에 있지만, 이 대표의 영국 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1997년 어학연수를 위해 영국에 갔다가 정착한 그는 상위 1%의 인생을 꿈꾸며 현지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마음먹었다. 우선 학비를 벌기 위해 당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런던 지회장인 이종구 씨가 운영하는 무역회사에 입사했다.

"수입은 생활비 정도였지만, 창고 관리직으로 시작해 영업직으로 옮기면서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영국 내 크고 작은 유통업체들과 미팅을 하고 판매하면서 성취감도 느꼈죠. 영국 전역을 누비며 영국을 알아갈 때쯤 원하는 대학에도 합격했습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자 회사는 그에게 자회사 운영의 기회를 줬다. 영국 내 유명 체인에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으로 납품하는 회사였다.

회사 매출은 급증했지만, 공부를 못해 과락(科落)을 하는 등 학업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하루 20시간씩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강행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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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콜랩 매장 내부 전경
[이상훈 오즈파트너스 대표 제공]


6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고 학업을 마친 뒤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영국 무역회사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 10년여 동안 일하며 무역에 관한 자신감을 충전한 그는 무역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2010년 최대 고객사에 불량품을 납품해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후 IT 분야 사업을 시도했다가 또 실패했고, 다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망했죠. '하면 된다', '성실과 노력으로 새로운 사업을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경험과 준비 부족으로 거듭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좌절만 안기지 않았다. 욕심을 내려놓고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그는 최근까지 사업 실패로 떠안은 빚을 갚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소콜랩을 운영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는 차세대들에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며, 모든 사업은 겉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며 "어떤 일이든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쉬운 일이 될 수도 있고, 불가능한 일이 될 수 있으니 직접 뛰어들어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9년 월드옥타 런던지회 차세대 무역스쿨에 참여한 그는 2년 뒤 월드옥타 'G20세대 글로벌 창업 경진대회'에서 1등 대상을 받기도 했다.

월드옥타 유럽지역 차세대 담당 부회장으로 활동한 그는 대상 수상 이후 무역회사 '오즈파트너스'를 창업했다. 현재 한국 화장품의 유럽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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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K-팝 굿즈를 구매한 한류 팬들
[이상훈 대표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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