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가 7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사 메타버스 전략을 발표한 뒤,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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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메타버스 근무제’를 수정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실시간 음성채널 연결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근무제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뒤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9일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메타버스 근무제 가이드라인인 ‘그라운드룰’을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음성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무 사항을 권장 사항으로 변경했다. 당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로 정한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은 오후 2시부터 5시로 1시간 줄였다. 주 1회 비대면 회의도 ‘의무’에서 ‘권장’으로 바꿨다.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메타버스 근무제를 처음 소개한 뒤 직원들의 비난을 샀다. 특히 음성채널 연결과 관련해 ‘전 직원이 5분 대기조도 아니고 업무 중에 타 부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까지 다 듣고 있어야 하나’ ‘스피커를 못 켜면 골전도 이어폰을 준다는데, 그럼 하루에 8시간 동안 이어폰을 끼고 있으라는 건가’라는 지적이 나왔다.
코어타임의 경우 ‘기존에는 매월 할당된 업무 시간만 채우면 나머지 시간은 개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었는데, 이제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30분만 자리를 비워도 휴가를 내야 한다’ ‘월말이 다가오기 전에 52시간 상한을 채우면 수당도 못 받고 일해야 한다’ ‘사실상 멀쩡히 잘 쓰던 유연 근로제를 폐기한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직원들은 주 1회 비대면 회의에 대해서도 ‘업무 특성상 데스크탑을 필요로 하는 직원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 ‘구내 식당도 없는데 식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고 묻자 편의점 간편 식품을 사먹으라는 답을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메타버스 근무제 발표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사내 공지를 통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메타버스 근무제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속해서 바꿔나갈 방침이다”라며 “출근하지 않는 금요일, 즉 ‘놀금’을 격주로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 2018년 7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전 직원이 휴가를 즐기는 놀금 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지난해 4월 격주로 확대 시행한 바 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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