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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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원 구성이 계속 미뤄질 경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5명의 고위공직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원 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약 50분 간 대화를 한 뒤 송 부대표는 “지금 당장 합의점을 찾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머지 않은 시간 내에 의견 절충을 해야만 한다는 것에는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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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타협점 못 찾나
여야는 여전히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각 당 전(前)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전 원내대표의 합의는 월권이었으므로 원점에서 다시 협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23일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양당 원내대표단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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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법사위 권한 축소도 협상에 얽혀 있다. 민주당은 다른 상임위 법안의 체계·자구를 심사할 권한을 법사위에서 없애자는 건데,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분리하고 사법위를 우리 주고 법제위를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속셈”(송 부대표)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의장 선출도 협상 쟁점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선출을 먼저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국회의장은 5선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맡기로 결정돼 선출만 남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상임위 구성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같은 당 소속 의장을 먼저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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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미뤄지며 김창기, 청문회 없이 임명될 듯
이날 협상을 마친 뒤 진성준 부대표는 “의견 차가 커서 단기간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원 구성이 늦어지면 인사청문회가 가장 큰 문제다. 현재 박순애 후보자를 비롯해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김창기 국세청장·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전날 내정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도 곧 제출된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지 20일 안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기한이 지나면 대통령은 국회에 기한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래도 국회가 인사청문 절차를 못 끝내면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국세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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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김창기 후보자의 경우 이미 지난 4일로 20일이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8일) 국회에 오는 10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틀 사이에 청문회를 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윤 대통령은 주말에 김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제도가 실시된 이후 청문회 없이 임명된 사례는 없었다. 음주운전 논란이 커지고 있는 박순애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도 열릴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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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간사 16명 중 12명이 '친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뒤 18개 상임위 중 16개 상임위 간사 명단을 발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정책 준비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민주당에 조속한 원 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간사엔 ‘친윤’(친 윤석열) 의원이 대거 포진했다. 법사위 정점식·정무위 윤한홍·농해수위 이양수 간사 등 16명 중 12명이 ‘친윤’ 의원으로 분류된다. 여당이 국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건 당연하다는 당내 목소리도 있지만, 당이 ‘친윤’ 중심으로 장악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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