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원들이 브로커를 통해서 백내장 환자를 소개받고, 꼭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해서 피해가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수술받은 이후에 부작용을 겪는 사람이 적잖고, 보상받는 것도 쉽지 않아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환갑을 맞은 A 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안과 병원의 브로커로부터 눈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백내장 증상으로 눈이 침침해지는데, 수술을 통해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김모 씨/백내장 수술 부작용 환자 아들 : 수술비는 이 정도 되고 이 중에서 얼마는 실손의료보험으로 돌려 받을 수 있고, 그리고 저희(브로커) 측에서 추가적으로 얼마를 더 지원해 드리겠다(라고)….]
그런데, 수술 뒤 눈 상태는 더 나빠졌습니다.
[김모 씨/백내장 수술 부작용 환자 아들 : 집은 항상 불을 켜놓고 있으니까 밝잖아요. 근데 1m 앞에 있는 저의 얼굴이 안 보인다고. '흐리고 어둡다' 계속 이런 말을….]
부작용 치료를 위해 찾은 대학병원에서는 "안압이 높아 백내장 수술을 권할 수 없었던 상태로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충분한 검사 없이 '묻지마' 수술한 건 아닌지 의심됐지만, 병원 측은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A 씨 가족들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찾았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담당자 : 병원에서 동의를 해줘야만 저희 기관에서는 사건에 대해서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속합니다.
[A 안과 직원 : 보통 10분, 15분? 길지 않은 수술이에요. 위험하거나 그렇지 않은….]
하지만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수술 환자의 30% 정도가 빛 번짐, 시력저하 같은 부작용을 경험했습니다.
브로커를 통해 마구잡이식 수술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손해보험협회 조사에서는 의사가 2, 3명인 안과 병원에서 한 달에 1천 건 넘게 백내장 수술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B 안과 직원 : (의사가)외래도 하고 중간에 수술도 하고, 이렇게 왔다갔다 해야 해서….]
[홍모 씨/안과 환자 : (다른 안과 병원에서도)눈 검사 안 하고 의사가 이렇게 봤어요, 그냥. 그거하고 땡. 무조건 백내장이니까 지금 수술 금방 할 수 있으니까 수술하라고….]
대한안과의사회는 적어도 두 곳 이상 병원에서 검사받고 부작용 설명도 충분히 들은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VJ : 신소영, 영상편집 : 이승희, CG : 류상수)
한성희 기자(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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