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3월 이후 증가세, 6월 127억원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5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3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월 줄어들다가 3월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보이면서 동학개미들이 빚을 늘려 주식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주식이 2600선까지 떨어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학개미들은 신용거래융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자율의 상승 소식이 빚투에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주식시장 뇌관으로 꼽히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한 투자 원금 이상의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내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하한가에 팔아치우게 돼 일반 거래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반대매매 후에도 남아 있는 미수 금액에 대해서는 높은 이자의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올해 1월부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대매매의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 3월 148억원을 기록한 이후 4월 156억원, 5월 164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 위탁매매 총 미수금은 4조6925억원이며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총 3460억원에 달했다. 6월 첫 거래일인 2일의 경우도 하루동안 반대매매 금액은 12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79억원 대비 61.42%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속속 올리고 있어 동학개미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DB금융투자는 전 구간에 걸쳐 이자율을 0.20%포인트씩 인상했고 메리츠증권도 이자율을 0.10%포인트 올렸다. 유안타증권은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렸고, 대신증권도 융자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을 0.50%포인트 인상했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지난 4월에 이자율을 최대 0.20%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테마주'에 신용융자로 투자, 우려 커져
빚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동학개미들은 ‘테마주’에 신용융자를 쏟아 붓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신용비율이 높은 상위 종목은 정치, 원자재 등 테마주에 엮인 종목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용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빅텍으로 13.68%에 달한다. 빅텍은 방위 사업 시스템 방향 탐지 장치, 군용 전원 공급 장치, 피아 식별 장치 등 방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대표적인 방산주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 2위는 써니전자로 12.66%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대표이사가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외 조광ILI(12.58%), 선광(12.13%), 티플랙스(11.66%), 대성홀딩스(11.49%), 이루온(11.30%), 피씨디렉트(11.06%)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신용융자를 받아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이를 갚지 않으면, 연체 금리가 최대 3% 붙어 금리는 9.9%까지 치솟게 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최근 주가 지수가 바닥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으로 신용융자를 받는 소액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증시의 추가 조정이 이어지고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반대매매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