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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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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다름 인정이 평등의 시작”… 전 세계 큰 울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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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바이든 만난 BTS

검은 정장·넥타이 착용 기자실 들어서자

백악관 관계자들도 사진 등 촬영 진풍경

평소 3배 취재진… 중계도 30만명 동시접속

RM “중요한 문제 논의 큰 영광으로 생각”

멤버들 아시아인 포용 등 돌아가며 발언

日언론도 큰 관심… 외부엔 팬 수백명 운집

세계일보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사랑을 뜻하는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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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증오범죄와 차별 근절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제정한 ‘아시아계미국인·하와이원주민·태평양제도주민(AANHPI) 문화유산의 달’(5월) 마지막 날인 이날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 및 차별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이례적으로 BTS를 백악관에 초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59초 분량의 BTS 면담 영상에서 “5월은 미국에서 중요한 달이고, 우리의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친구들은 실제 차별의 대상이 돼 왔다”며 “증오는 숨어버릴 뿐이다. 선한 사람들이 증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말할 때 증오는 점차 사라진다. 고맙다”고 말했다.

BTS 리더 RM은 영상에서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오범죄방지법에 서명하는 등 당신(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며 “우리는 단지 작은 도움이 되고 싶고, 백악관과 행정부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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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면담에 앞서 방문한 백악관 기자실에 기자들이 몰려들어 BTS를 취재하는 모습.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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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사람들은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면서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든 사람에게 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여러분의 뛰어난 재능뿐만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메시지가 그렇다”면서 “그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BTS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태그하고 “만나서 반가웠다. 반아시아인 증오범죄와 차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여러분이 하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면서 “곧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쓰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BTS에게 대통령 기념주화를 선물했다. BTS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백악관 기자실을 방문해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다들 BTS를 그래미 후보에 오른 국제적인 아이콘으로 알고 있겠지만, 존경과 긍정의 메시지를 홍보하며 청소년 홍보대사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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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RM(가운데)이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멤버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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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은 기자들에게 영어로 “백악관에 초청돼 반아시아인 증오범죄, 아시아인 포용,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머지 멤버 6명도 차례로 단상에 서서 한국어로 의견을 말했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범죄, 굉장히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BTS는 발언 후 ‘월드 투어는 언제 예정돼 있나’는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계획대로 답변 없이 기자실에서 퇴장했다. BTS가 기자실에 머문 시간은 6분 정도였다. BTS는 그동안 증오범죄를 포함해 인종차별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다. 특히 지난해 3월 20대 백인 남성의 무차별 총격에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조지아주 애틀랜타 참사를 계기로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인종차별·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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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몰려 들었다. BTS는 이날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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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기자간담회에서도 ‘미국에서 아시아인 증오 문제에 대한 BTS의 목소리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다’는 질문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항상 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정석 49석이 있는 백악관 기자실엔 이날 BTS 등장에 한국,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취재진까지 평소의 3배인 100여명이 몰렸다. BTS 멤버들이 깔끔한 검은 정장 차림에 검정 넥타이를 착용하고 기자실에 들어서자 기자는 물론 백악관 관계자도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 동영상을 촬영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기자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기자가 많이 모인 적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일본 기자는 “BTS는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아 직접 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유튜브 채널로 브리핑을 생중계했는데 동시 접속자가 30만명을 넘겼다. 한 백악관 출입 기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접속할 줄은 예상도 못했다”고 놀라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BTS 다음으로 브리핑 순서를 기다리던 미국의 경제 사령탑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회동을 브리핑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자 기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동시 접속자도 급격히 줄었다. 디스 위원장은 웃음을 지으며 “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내 브리핑 오프닝을 BTS가 해줬다고 얘기해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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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취재진들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연설을 듣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BTS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에 앞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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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워싱턴의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에도 백악관 철제 담장에 BTS 팬 200여명이 모여 BTS를 연호했다. BTS 멤버들의 브로마이드를 손에 들고, BTS 상징색인 보라색의 마스크, 두건 등을 착용한 모습도 보였다.

일본 미디어도 BTS와 바이든 대통령 만남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TBS 방송은 6분30초가량의 보도에서“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BTS와의 대화를 통해 차별 문제를 억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바이든 정권의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증오범죄 근절 대책, 다양성 존중의 자세를 이번 만남을 통해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도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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