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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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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등장에 백악관도 휘둥그레…꽉 찬 브리핑룸에 30만 동시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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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에 평소 3배 취재진…기자들도 신기한 듯 연신 사진·영상

BTS 발언 시작하자 동시접속자 기하급수 증가…바깥에선 팬들 응원

연합뉴스

휴대전화 들고 BTS 사진 찍기 여념 없는 기자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하자 상당수 기자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2022.6.1 jbry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평소 진지하고 냉철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로 유명한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 31일(현지시간)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의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인 이날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 전 기자실을 '깜짝 방문'한 것이다.

BTS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과 함께 기자실 문을 열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등장할 때만 해도 기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BTS 멤버들이 한 명씩 발언을 시작하자 대다수 기자는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거나 영상으로 담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 일부 기자는 곧바로 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브리핑룸 뒤편에 배치된 사진 및 카메라 기자들은 "폰 다운(Phone Down), 폰 다운"을 연이어 외쳤다.

촬영 구도에 방해를 받으므로 휴대전화를 내려달라는 다급한 호소였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런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기자실을 찾은 세계적인 스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기자실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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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브리핑룸에 선 BTS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이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았다. 2022.6.1 jbryoo@yna.co.kr


지정석 대부분이 자리를 채운 데 이어 한국, 일본뿐 아니라 다른 외신 기자 100여명이 좌석 주변에 선 채로 BTS의 입장을 기다렸다.

백악관 브리핑실의 좌석은 가로세로 7줄씩 모두 49석이다.

평소 이 좌석 정도의 기자들이 모이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감안하면 이날은 3배 정도의 기자가 모인 셈이다.

백악관 직원은 출입구 통로 근처는 사람이 지나다니도록 항상 비워둬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워낙 인파가 많다 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정도였다.

백악관을 고정적으로 출입하는 미국 기자들은 기자실로 들어서며 빽빽한 모습에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고, 한 일본 기자는 "BTS는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아 직접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백악관을 출입했다는 한 미국 기자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브리핑룸에 이렇게 많은 기자가 모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브리핑룸을 찾아 길 때는 2시간 가까이 기자들과 논쟁에 가까운 문답을 벌이다 보니 기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한 영상 촬영 기자는 "브리핑룸이 이렇게 붐비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미국 기자들도 이런 풍경이 신기한 듯 브리핑룸 전체를 360도 동영상으로 찍는 모습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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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는 백악관 브리핑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의 백악관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백악관 브리핑룸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기자가 모여들었다. 2022.6.1 jbryoo@yna.co.kr


이례적인 상황은 기자실뿐만이 아니었다. 백악관은 유튜브 채널로 브리핑을 생중계하는데 BTS 팬이 대거 몰린 탓에 한때 동시 접속자가 30만 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브리핑 시작 전인 오후 2시20분께 9만 명을 넘기고 예고된 시간인 30분께는 17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윽고 오후 2시 37분 BTS가 당초 예정보다 늦게 브리핑룸으로 와 발언을 시작하자 동시 접속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30만 명을 넘겼다.

한 백악관 출입 기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접속할 줄은 예상도 못 했다"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역대 백악관 동시접속자 기록을 깬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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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틈 없는 백악관 브리핑룸
(워싱턴=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의 백악관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백악관 브리핑룸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기자가 모여들었다. [특파원 공동 취재단] 2022.6.1 jbryoo@yna.co.kr


BTS 순서가 끝난 뒤 다음번 브리핑 차례이던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기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동시 접속자도 급격히 감소했다.

디스 위원장은 멋쩍은 듯 웃음을 지으며 "오늘 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내 브리핑 오프닝을 BTS가 해줬다고 얘기해야겠다"고 농담했다.

한 기자는 BTS가 등장하기 전 기자실 풍경을 보고 "디스 위원장이 이렇게 인기가 있었나"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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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브리핑룸에 선 BTS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이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브리핑룸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2022.6.1 jbryoo@yna.co.kr


백악관 바깥에도 200명이 넘는 BTS 팬들이 모여들어 철제 펜스를 사이에 둔 채 BTS를 외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BTS 상징색인 보라색 마스크와 두건을 착용한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팬인 하자르 베르지지는 "BTS는 매일 음악을 통해 인종차별주의를 다루고 적극적인 메시지 전달을 돕는다. 다른 아티스트들은 잘 하지 않는 일"이라며 "BTS는 음악을 통해 사랑과 통합을 전파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누 비스워스는 "음악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BTS는 우리 모두에게 더 많은 사랑을 가져다준다"고 하트 모양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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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바깥에 몰려든 BTS 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이 백악관을 방문한 31일(현지시간) BTS의 팬이 백악관 철제 펜스에 몰려들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2.6.1 jbryoo@yna.co.kr


깔끔한 검은색 정장 차림의 BTS가 이날 브리핑룸에 머문 시간은 6분가량이다. 리더인 RM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한국말로 한 명씩 돌아가며 아시아 증오범죄의 근절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끄는 장면이었다. 물론 발언이 끝난 후 영어 통역이 이어졌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 관계자는 "한국인이니까 한국말로 한 것"이라며 "따로 백악관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TS는 준비한 발언이 끝난 뒤 '백악관에 왜 온 것이냐', '왜 검은색 정장을 입었느냐' 등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BTS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백악관을 둘러보며 관련 영상을 찍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미국에 도착한 BTS는 짧은 미국행을 마무리하고 1일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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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백악관 방문 응원하는 팬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BTS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차려입은 뒤 응원의 하트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2022.6.1 jbryoo@yna.co.kr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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