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7월 도입하는 '메타버스' 근무
'연결' 강조하며 실시간 음성채널 접속
직원들 "지나친 간섭·업무 효율성 저하"
판교 물가에 숙원인 구내식당도 재검토
회사 "스피커·마이크 끌 수 있다, 자율"
"아직 시간 남은 만큼 직원들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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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035720)가 새로 발표한 ‘메타버스’ 근무제를 두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회사에서 ‘연결’을 강조하며 음성채널에 실시간 접속해 있을 것을 요구했는데 지나친 간섭과 감시라는 문제 제기가 쏟아진 것이다. 반면 카카오 측은 일부 오해에서 빚어진 논란이라며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새 근무제를 운영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공동체(계열사) 직원들이 가장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디스코드’라는 소프트웨어(SW)에 접속해 계속 다른 직원들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카카오 블라인드에서 한 직원은 “이제 업무할 때 카카오톡도 보고, 카카오워크(카카오 협업툴)도 쓰고, 아지트(내부망)에 구글미트(구글 화상 회의 솔루션)에 디스코드까지 너무 많은 툴을 쓰게 됐다”며 “또 5분대기조 처럼 스피커는 항상 ‘on’으로 돼 있어야 하는데 그럼 난 업무하면서 다른 사람 얘기 끝날 때까지 쳐다보고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는 원격(재택) 근무 중에 스피커를 켤 수 없는 직원들을 위해 ‘골전도 이어폰’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글을 쓴 직원은 “하루 8시간 골전도 이어폰을 끼우고 있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에서 ‘코어 타임(집중 근무 시간)’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로 정해 해당 시간에는 반드시 일만 하도록 정한 점도 불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직원들은 한 달 동안 자율적으로 근무 시간을 채우고 월말에 휴식을 가져오곤 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재량이 휴가를 내야만 가능해진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주장처럼 항상 스피커나 골전도 이어폰을 켜야 하는 건 아니다”며 “이제 막 새 근무제를 발표했고 도입 시점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크루들(임직원)의 의견을 경청, 소통해 보완할 부분을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또 당초 회사가 약속했던 구내식당을 재검토하기로 하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카카오는 지난해 6월 직원들에게 입주 예정인 판교 알파돔시티 사옥에 구내식당을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한 직원은 “판교의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식비 부담이 상당하다”며 “점심값만 월 40만 원 안팎이 나가 구내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갑자기 번복하게 돼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측은 “직원 대부분 원격근무를 하면서 사내에 식당을 운영할 만큼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며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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