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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9만원 하던 연어 한 마리 지금은 20만원…남는게 없어요" 매출 급등에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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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이후 카드 매출액 평균 60% 상승

이태원(180%), 을지로(103%), 대학가(90% 내외) 등 매출 급상승

자영업자, "3만원 대 식용유가 6만원 대"…치솟는 원재료 가격 탓 가게 운영 여전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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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한 선술집에서 가게 사장이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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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사실 남는게 별로 없죠." , "아직 웃을 수는 없는 것 같네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음식점, 카페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식용유 등 치솟는 원재료 가격 탓에 가게 운영이 여전히 어렵다는 푸념이 나온다.

KB국민카드가 지난 16일 발표한 '서울시 주요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서울 지역 자영업자의 신용·체크카드 매출액이 상승했다.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제한했던 시기(2021년 12월18일~2022년 2월18일)에 비해 오후 6시 이후 카드 매출액은 평균 60% 상승했다.

카드 매출 건수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시기에 비해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오후 6시 이후 매출 건수는 44% 늘어났다. 매출액 증가율이 매출 건수보다 높은 이유는 사람들의 평균 씀씀이가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중구 을지로는 매출이 급상승했다. 이태원동은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시기에 비해 180% 상승하며 서울 행정동 232곳 중 1위를 기록했다.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동도 매출액이 103%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클럽과 주점이 밀집한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쪽 상권은 카드 결제가 296% 폭증했다.

그간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20·30 젊은 층이 매출 회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상승률 1위 이태원동의 연령대별 매출 건수 비중은 20대(61%), 30대(27%)가 합산 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만의 대면 수업 재개로 학교를 찾은 학생들로 가득한 대학가 상권 매출도 오름세다. 동국대 인근의 중구 필동(100%), 고려대가 있는 성북구 안암동(93%), 한양대 상권인 성동구 사근동(85%), 중앙대가 자리한 동작구 흑석동(90%)의 매출액이 상승했다.

KB카드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시기별 서울 지역 소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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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번화가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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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식용유 등 원재료 상승…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지급 추경안 국회 통과

이렇게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토로도 이어진다. 식용유,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음식점 등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을지로에서 치킨 집을 운영한 김복순 씨(64)는 "3만5천원 했던 식용유가 지금은 6만5천원 정도"라며 "매출이 오르는 대신 물가가 너무 올라서 마진이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15년 넘게 을지로에서 호프집을 운영한 정모씨(63)는 "그전에는 연어 한 마리에 9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0만원이 넘는다"며 "마요네즈와 먹태도 가면 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자고 나면 올라가는 게 물가"라며 "매출 몇 퍼센트 올라봐야 별로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밀가루 원료인 소맥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1t당 458.38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t당 260.88달러)보다 76% 가량 상승했고, 올 초와 비교해도 64.5% 오른 수치다. 여기에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을 두는 등 식용유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일례로 롯데마트의 경우 오는 6월1일부터 15일까지 대용량 식용유(18L)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31일 밝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국내 식용유 공급난이 심화한 가운데, 대용량 식용유를 6만9900원에 판매하기 위한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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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용유 매대에 빈자리가 보인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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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정부는 최근 식용유와 밀가루, 커피 등 수입품에 붙는 관세와 부가세를 줄이는 대책을 발표하고 물가 안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식용유와 밀, 밀가루, 계란가공품은 연말까지 관세가 면제되고, 수입 돼지고기에도 할당관세 0%가 적용된다.

한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상 지급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39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경안이 가결 처리됐다. 이로써 자영업자 371만명은 1인당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손실보전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자엉업단체들은 이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9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급박한 현실에 비해 늦은 감이 있으나 공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보고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부의 행정명령에 영업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을 당해오면서도 묵묵히 순응하며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온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분노를 잊지 않고 정치권이 위급한 불을 끄면서도 국가가 끝까지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각인시켜 준 것은 이번 민생추경의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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