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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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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청장선거-19] 발전·낙후 공존하는 영등포구, ‘부동산 민심’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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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최호권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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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수요가 높은 서울 영등포구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구도심 개발’이라는 화두가 가장 돋보이는 곳 중 하나다. 현역인 채현일 후보(더불어민주당)와 30년 경력의 공직자 출신 최호권 후보(국민의힘)가 대결한다.

영등포구를 비롯해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가 속한 서울 서북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국민의힘의 반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의 12년 독식이 깨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난 23∼24일 헤럴드경제 의뢰로 실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는 최호권 후보(51.3%)가 채현일 후보(39.3%)에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번 구청장 선거에서 서초구를 제외하고 빨간 깃발을 꽂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이번에 20여곳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영등포구다. 영등포는 지난 3월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가 서울 평균보다 높은 51.6%라는 득표율을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해 본 사람’과 ‘새로운 바람’의 싸움

영등포구는 2012년 이후 민주당 구청장이 3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화려함부터 신길동 신흥 아파트 단지, 영등포 쪽방촌과 뒷골목 철공소까지 모두 품은 영등포구의 민심은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할까. ‘현역 프리미엄’이냐 ‘여당 프리미엄’이냐의 대결이자 안정감 대 변화의 싸움이다.

전임 조길형 구청장에 이어 2018년 당선된 뒤 재선에 도전하는 채 후보는 슬로건으로 ‘해낸 사람 한 번 더’를 내걸었다. 1970년생으로 민주당을 대표하는 젊은 정치인 중 하나인 그는 오랜 국회 생활을 거쳐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 정무보좌관을 지내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지난 지선에서 압도적 격차로 구청장에 당선된 뒤 이 지역의 수십년 묵은 현안이던 영등포역 노점상 정비 문제를 해결했고, 임기 동안 쪽방촌·성매매집결지 문제 등 난제를 풀어가며 눈길을 끌었다.

채 후보는 앞으로 4년간은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며 ‘서울으뜸도시’를 실현한다는 각오다. 고도의 행정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시행착오 없이 지역 발전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공약은 △안양천·도림천·샛강·한강 수변 생태체육문화힐링벨트 조성 △선유·영등포로터리·도림고가도로 철거 △국제금융·스마트메디컬특구 활성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24시간 긴급돌봄체계 △노후 주거지 재건축·재개발 조속 추진 및 신길뉴타운 교통체계 개편 △영등포구 신청사 건립 및 신길대림 보건지소 신설 등이다.

이에 맞서는 최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영등포구청 문화공보실장을 시작으로 서울시 정책비서관, 청와대 행정관, 주인도대사관 총영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공직 퇴임 후에는 고령화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자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최 후보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윤 대통령과 ‘원팀’을 이뤄 영등포구의 발전과 지역 현안 해결에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행정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주민을 위한 생활자치를 실현하고 정체된 영등포의 발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최 후보 주요 공약으로는 △서울시립과학관 건립 및 유아과학놀이터 ‘서울 상상나라’ 조성 △병무청 이전 및 메낙골 공원 조성 △재개발·재건축 TF 운영 등이 있다. 병무청을 토지 교환 등의 방법으로 이전한 후 그 부지에 공원을 신축해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 주목된다.

◆“여전히 낙후된 지역 개발 동력 필요” vs “연속성 있게 안정적인 마무리해야”

이번 지선을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부동산 민심’은 어디를 향할지 영등포구에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영등포구는 번쩍거리는 여의도에 비해 신길, 대림, 구도심 등 여전히 낙후된 지역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도 해 발전에 대한 평가가 복잡한 편이다.

최 후보는 진보 진영이 장악한 지난 12년간 정작 변화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세를 펼친다. 정권교체에 이어 서울시장도 보수 ‘수성’이 유력한 만큼 구의 변화를 위해 구청장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여의도의 노후 아파트들을 비롯해 50여 곳에 달하는 재건축·재개발 지구의 개발 심리를 표심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후보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모아타운과 윤 대통령의 지상철도 지하화 등을 적극 활용해 ‘명품주거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상철도가 지하화됨에 따라 철도 상부에 녹지를 조성하고 복합개발하며, 철도변 도시 재정비를 거쳐 서남권 신 경제문화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반면 채 후보는 연속성을 강조한다. 초선임에도 영등포 노점상과 쪽방촌, 성매매집결지 재정비라는 ‘3대 과제’를 해결하며 높은 지지를 받은 그는 이러한 숙원사업의 마무리와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자신의 재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채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높은 지역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역 특색에 맞는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해 ‘주거안심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길뉴타운은 순환버스 신설로 교통체계를 개편해 교통난을 해소하고, 여의도 노후 아파트들은 재건축 정비사업 준비가 끝난 만큼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개발에 밀려 소외된 각종 생활 인프라를 강화해 ‘문화도시’로 도약하고, 여의도 중심 국제금융특구와 스마트메디컬특구 추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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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egye.com/newsList/1000312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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