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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워싱턴 인사이트] "사드 기지 두고 한국과 큰 충돌"…에스퍼 전 장관의 비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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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들고 식물 장관됐다 트윗 해고…모욕당하고 쫓겨난 에스퍼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입체적 캐릭터였습니다. 취임 초반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코드를 맞추려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이었습니다. 대개 군 고위 장성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끈한 아첨을 하는데 미숙했지만, 방산업체의 로비스트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었던 에스퍼는 공개 연설에서 트럼프가 흡족할 정도의 막무가내 칭찬 릴레이를 자주하는 편이었습니다. 트럼프의 충성파로 분류하는 게 너무 당연해보였는데, 당시 폴리티코에서는 구경꾼(bystander)처럼 장관직을 수행했다고 에스퍼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에스퍼가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진압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공개 항명을 했습니다. 폭동 진압법을 발동해 전투 병력을 워싱턴DC에 진입시켜 시위대를 밀어버리고 싶어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입니다. 그는 "나는 폭동진압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직을 건 사람처럼 결기 있게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당시 시위가 격렬할 때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시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앞 교회에 사진 찍으러 갔는데, 그때 밀리 합참 의장과 따라갔다가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 군을 정치화했다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라도 하듯, 임명권자의 뜻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군대 투입은 못하겠다'고 드러누운 것입니다. 트럼프는 당장이라도 에스퍼의 목을 치고 싶어 했지만, 대선에 혹여 부정적으로 작용할까봐 일단 자리에 남겨뒀습니다. 트럼프는 에스퍼를 '예스퍼'라고 놀리면서 그에게 모욕을 주는 것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에스퍼는 사실상 식물 장관이 돼 해외 출장으로 소일거리 하다가 대선 직후 트윗으로 해고를 통보받는 트럼프의 '모욕주기 해고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국방부와 소송전 끝에 세상에 나온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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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퇴임하기 직전 군사 전문지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내각에서 트럼프에 저항했던 장관이었다고 스스로에 대해서 평가했습니다. 기사를 보면서 이런 말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퇴임 이후 그는 그렇게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의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가 나온다고 미국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퇴임 직후, 반년 정도 지나 원고를 완성했는데, 국방부에서 출판물 사전 검사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국방부에서는 에스퍼 책에서 무려 50페이지나 국가 기밀에 해당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자신이 몸담았던 부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책에 언급한 내용은 국가 기밀이 아니라며, 표현의 자유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에스퍼는 반박했습니다. 이런 소송전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먼저 벌인 바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우선시 되는 미국에서는 볼턴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회고록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삭제 요청을 대폭 줄인 국방부와 타협해 책을 출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그는 국방부에서 삭제 요청을 한 걸 검ㄹ은색 줄로 그어서 해당 부분이 무엇인지 독자들이 유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국과 관련한 부분은 문맥을 짚어보면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내용이 삭제 처리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이 얼마나 많은 나라를 염두에 두고 군사 전략을 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 관련한 내용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주한미군 관련한 내용이 많아서 트럼프 시대 한반도를 둘러싼 뒷얘기를 복기할 수 있게 구성돼 있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략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폐기되지 않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그 자체로 외교 안보 관련한 훌륭한 참고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건조하게 작성된 볼턴의 회고록보다 상황 묘사가 생생해서 참고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책이 나온다고 발표된 이후 미국 언론들도 에스퍼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아쉽게도 한국 관련한 건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에스퍼도 한국 얘기를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에스퍼와 인터뷰를 위해 연락을 했는데, 그는 한국 언론과도 인터뷰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상당히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는 모호한 화법을 구사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아는 범위에서는 구체적이고 직설적으로 답변했습니다. 그와 나눈 인터뷰 주요 내용을 문답 형태로 복기했습니다.

"한국에 핵우산 확장하는 것 중요"…"중국에 대해서 명시적 언급 없어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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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일본 순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이번 순방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바이든이 취임 이후 6개월이나 1년 내에 빨리 순방을 갔으면 했다. 왜냐하면 인도 태평양 지역이 가장 도전적이고, 중국은 미국의 전략적인 적수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순방은 잘 된 것으로 보인다.]

Q. 한미 연합 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합리적인 것이라고 보나? 북한에는 어떤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한미 공동 선언문을 읽어봤다. 긍정적인 선언문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것들이 언급돼 있었는데, 군사 훈련의 범위나 미국과 고위급 대화 재개에 대해서 언급돼 있었다. 중요한 것들이 언급된 것이다. 심지어 타이완 관련한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한미가 모두 마주하고 있는 도전이자 위협인 중국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러웠다.]

Q. 한미는 이번 공동 선언에 확장 억지 조항을 넣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한반도에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핵우산을 확장하려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 정책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국 정부의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시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고 그래서 김정은이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국을 지원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Q. 당신은 책에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 순방 때는 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한국이 그렇게 쿼드에 가입하려고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그것을 환영해야만 한다. 한국은 군사적인 능력을 가진 나라이면서. 경제는 12위이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사회이면서 발전된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한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발전 국가가 된 것이다. 이런 모든 얘기는 한국은 쿼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고 나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이든의 타이완 방어 발언 자체가 중요"…"타이완도 IPEF는 물론 WHO도 가입해야"



Q.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했을 때 미군이 투입되느냐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면 미군은 참전하게 되는 건인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바이든 대통령이 어제 말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그는 미국이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우리는 모른다. 그것은 상황에 달려있다. 그게 전쟁 물자를 제공한다는 것인지,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한다는 것인지, 군대를 파병한다는 것인지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지금 상황에서 아주 구체적인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담대한 발언은 미국이 타이완 방어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게 바이든 발언에서 중요한 것이다.]

Q. 하지만 타이완이 IPEF에는 빠졌다. 타이완도 거기 참여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타이완이 IPEF 뿐만 아니라 UN의 다른 활동에도 참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타이완이 세계적인 팬데믹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 WHO에 가입돼 있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타이완이 국제기구와 지역 기구에 가입되는 것은 중요하다.]

"트럼프, 재선 성공하면 주한미군 철수 실제 추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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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인들은 협상하기 끔찍하다, 주한미군 철수를 계속 요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런 얘기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당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유럽이나 아시아 같은 해외에 군대를 전개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랬다. 한국에 관해서는 트럼프는 한국은 공정한 부담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안보를 제공하는데, 그들은 TV를 우리에게 판다는 것이다. 무역 불균형이 한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하려고 고려했던 이유였다.]

Q. 폼페이오 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를 2기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자고 말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재선 된다면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우선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가 2기에 주한미군 철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믿고 말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는 대통령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서 다른 것에 집중하게 하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데 도움이 됐다. 앞으로 미래가 어떨 거냐는 당신의 질문에 대해서 말하자면 재임 기간 트럼프는 여러 번 유럽이나 아시아 등 해외에 파병된 미군의 불공정한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국이 더 많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실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게 그가 상황을 보는 방식이고, 그에게는 주한미군 주둔은 매우 거래적이다.]

"주한미군은 미국과 다른 동맹 위해서도 중요"…"방위비 분담금은 50대 50으로 내야"



Q. 하지만 주한미군은 미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된다. 특히 대중국 견제를 위해서 주한미군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철수가 가능하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주한미군의 존재는 중요하다. 그것은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지역의 다른 동맹국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한미군은 지역의 충돌을 예방하고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면 지역 안정을 해치고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반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이 부분은 나는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던 것은 한국이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더 많은 부담을 질 수 있다. 내 계산으로는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1/3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미국이나 미국 재무부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그건 한국 경제로 다시 돌아간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똑같이 적어도 50대 50으로 부담해야 한다. 거기부터 우리가 얘기할 수 있다. 내 관점으로는 미군의 주둔은 현지 안보 뿐만 지역 안보 그리고 미국의 안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Q.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보다 400% 인상된 최대 연간 50억 달러라고 액수를 제시했다. 이렇게 제시했던 근거는 무엇인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도 모른다. 그건 백악관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것은 굉장히 놀라운 수치라고 생각했다. 나는 한국 정부가 한 해 10억 달러 미만을 부담하고 있다고 봤는데,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35% 정도 된다. 하지만 한국은 10억 달러 이상은 부담했어야 했다. 50대 50은 양국이 서로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크게 관심 있어 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Q. 한국 정부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 방위비 분담금은 첫해 13.9% 인상에서 합의를 봤다. 이 액수에서 더 올려야 된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1/3부담하는 것에서 13.9% 인상하는 것은 솔직히 그렇게 많이 올린 건 아니다. 한해 지불하는 걸로는 많이 내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나는 분담금의 50대 50을 말하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지원하는 비용이 모두 20억 달러라고 하자. 정확한 숫자는 아니고 예를 드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10억 달러를 내는 게 시작점이다. 대다수의 돈은 한국 경제로 다시 돌아간다. 물류와 전기, 수도,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다. 그것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인상 된 금액 말고 멀리 떨어져서 전체적인 걸 봐라. 이건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파트너 전 세계에 있는 동맹을 위한 것이다. 한국, 일본, 독일처럼 주요 경제 국가들은 절반씩 똑같이 내는 것이 시작점이 돼야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 같이 제3세계에 미군이 주둔한다면 그것은 다르다.]

미군이 용병이냐는 질문에 펄쩍 뛴 에스퍼…"트럼프가 벌이는 나쁜 일 막기 위해 자리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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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도 주한미군에서 카투사로 군 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돈에 연연하는 미군의 모습은 너무 낯설다. 이런 협상 과정에 대해서 미군이 용병이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아니다. 완전히 틀린 얘기다. 미국은 항상 어떻게 매해 미군을 유지할지 예산을 할당하는데 집중한다. 1990년 91년 걸프 전쟁으로 돌아가도 생각해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 군대가 사막에 주둔할 수 있도록 요소와 음식, 물 같은 자원을 대면서 많은 비용 부담을 했다. 비용 분담은 여러 다른 형태로 온다. 주둔 국가의 지원이나 군무기 판매나 연합 훈련 비용 같은 걸로 말이다. 그래서 이건 용병이 아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예산에 대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예산 적자가 300조 달러이다. 게다가 지금 9% 대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미국 납세자들이 정부에게 지급하는 돈에 대한 위한 선량한 관리자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방어를 위한 비용을 낼 수 없다. 이렇게 하는 국가는 진정한 파트너이자 동맹이다. 그리고 파트너로서 동등하게 안보에 접근해야만 한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방어를 위해서 돈을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 누가 다른 사람의 방어를 위해서 일방적으로 돈을 내서는 안 된다. 그게 내가 보는 관점이다. 이것은 전혀 용병이 아니다. 용병은 내가 이렇게 돈을 많이 낼 테니 전쟁이 가서 싸워 달라. 이런 것이다. 그건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것은 분담금을 어떻게 나눌지, 어떻게 주둔 국가가 지원할지의 문제이다. 그게 우리가 하는 방식이다.]

Q. 당신 임기 끝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은 이유가 뭔가?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뺀다고 할까봐 두려워서였던 건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정확히 말하면 나는 물러나지 않았고, 11월 9일 선거 일주일 뒤에 해고됐다. 이건 내가 한 결정은 아니었다. 미리 사임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기이한 생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나왔고, 국가를 위해서 좋지 않은 일들이 제안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나는 자리를 지키면서 중요한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 나는 그런 기이한 일들이 국가 안보를 해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서 주한미군 철수는 내가 걱정하는 일이었는데, 대통령이 그런 일을 할 완전 충성파를 앉혀서 추진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없었다. 국방장관은 미군의 해외 전개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다. 나는 미국을 위해서, 국방부를 위해서 동맹국을 위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사드 배치, 파트너 대우하는 방식 아냐…한미 관계 가장 큰 마찰 지점"



Q. 사드를 실질적으로 배치하려고 윤석열 정부에서 환경 영향 평가를 시도하려고 한다. 사드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사드 설치 장소를 2017년 말에 방문했다. 사드 설치의 목적은 물론 한국과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미군 병사들은 적절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끔찍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의도한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내 한국 파트너에게 내가 3년 동안 압박했던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우리가 지원 받는 것에 대해서 매우 실망했다. 그것은 지역 정치를 비롯한 다른 모든 것에 묶여 있었다. 이것은 파트너를 대우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한미 관계에 있어서 큰 마찰 지점이었다. 이것은 미국 안보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이것은 한국 안보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Q. 전시작전권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숙원 사업이었다. 복잡한 얘기인지는 알지만, 전시작전권 전환이 가능한 얘기라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한국 정부 내에서 준비된 것보다 전시작전권을 빨리 이양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견을 물리쳤다고 내 책에도 써 놨다. 우리는 이양 조건을 따라야 한다. 제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전쟁이 일어난 순간이나, 준비가 안됐다고 발견한 상황에서 작전권을 이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억지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급적 그것을 빨리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조건에 달려 있다.]

Q. 당신 책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잘 나와 있다. 한국이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노선을 취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필연적으로 그 두 가지는 양립 불가능하다. 좀 전에 성주에 사드 전개하는 문제를 말했다. 그건 서울과 워싱턴 모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사드를 전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반대했다. 중국은 경제적인 모든 힘을 사용해서 지렛대 삼았다. 관광객들을 차단하고 내가 다 기억도 할 수 없지만, 무역 관계도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게 충격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성주 기지가 전체 기능을 온전히 다해야 하는데, 중국이 경제적인 레버리지를 동원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미국 한국 두 나라에 다 영향을 미치는 안보이슈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내가 중국과 경제 파트너가 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염려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과 안보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지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중국은 필연적으로 경제적인 힘을 그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사용할 것이다. 그것을 중국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호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그렇게 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덜 의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소미아 갈등, 중국에 잘못된 신호 보내"…"트럼프, 김정은과 개인적 외교 선호할 것"



Q. 지소미아 갈등이 있었을 때 미국이 이렇게 적극적인 중재를 했는지 한국에는 구체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일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는 양국 사이에 있었던 역사적인 비극을 이해한다. 그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의 위협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세기의 전략적인 변화이다. 서울과 도쿄가 지소미아로 분쟁이 일어났을 때 매우 실망스러웠다. 나는 불필요하고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북한과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양쪽 국가를 오가면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 그걸 해냈다.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상대인 도쿄와 다른 방식으로 앞으로 나가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 반갑게 생각한다.]

Q. 북한의 코로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한국의 도움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그들은 스스로 이겨내는 걸 강조하는 '주체'(영어로 한국어 발음인 주체라고 또박또박 발음)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기 주민들에게 자신들이 적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백신 보급품을 받음으로써 약점을 노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불쌍한 북한 주민들이 독재 정권이 작동하면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 주민들은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남쪽 주민들을 보면서 이 정권이 지나간다면 무엇이 펼쳐질지 생각하는 것이다.]

Q. 김정은과 트럼프의 관계는 실제로 어땠다고 보나? 이런 관계가 트럼프가 재선 되더라도 이어질 것으로 보나?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나도 김정은과 트럼프의 관계를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은 혁신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를 통한 방식은 수십 년 동안 전통을 깼다. 그리고 그것은 불확실하던 한반도에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다줬다. 내가 육군 장관에 취임했던 2017년 말에는 한반도가 실제 전쟁에 들어가는 단계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테스트를 끝냈고 안정기를 가져다줬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된다면 그는 김정은과 북한에 대해서 전통적인 외교 방식보다는 개인적인 외교를 선호할 것이다.]

"트럼프, 다리 쏴버리면 안 되나?"…에스퍼가 장관직 지켰던 이유



Q. 시위대에 트럼프는 발포를 명령했다. 그는 민간인을 살해할 생각이었던 것인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트럼프 대통령은 DC 시위가 과하게 폭력적이라고 봤다. 법집행 요원들과 주 방위군이 부상당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일부는 도시를 파괴하고 방화를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런 건 작은 시위에 불과했다. 그런 시위는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살해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시위를 끝내려고 했고, 시위대를 억압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가 밀리 합참의장에게 '그들을 그냥 쏴버릴 수 없나? 그냥 다리 같은 데를 쏘면 안 되나?'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나는 그가 실제로 사람들을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본다. 그냥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비열한 생각이었고 그게 우리 앞에서 표현됐지만, 다행히 우리가 현직 군인들을 미국 수도에 전개하려는 생각을 되돌려 놓는데 성공했다.]

Q. 당신이 현직에 있을 때 경고음을 더 적극적으로 울려야했다는 지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을 '예스퍼'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한 때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있을 때 당신의 목소리가 지금처럼 강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그것은 매우 간단하다. 내가 그때 목소리를 냈다면, 나는 즉시 해고됐을 것이다. 그게 대통령의 특권이다. 내가 해고됐다면, 그 자리에서 25만 명의 군대를 국경에 배치하라는 것이나 멕시코에 미사일을 쏘라고 했던 것,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하라는 것에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 수도에 군대를 배치하라는 것에도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내가 거기 있었다. 나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헌법에 했던 맹세를 생각했다.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지 대통령이나 내가 속한 정당이 먼저가 아니다. 내 스스로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물러나는 것이 훨씬 쉽고 나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하는 일이 너무 중요했기 때문이다.]

[에스퍼/전 미국 국방장관 :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사람의 별명을 부르기를 좋아한다. 근데 사실 그는 사람들이 그에 반대하거나 반박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리고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별명을 부르는 것이다. 트럼프의 자존심이 반대하는 사람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당장 목소리를 내서 해고되는 것보다는 나쁜 생각과 기이한 개념에 반대하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했다. 누가 알겠냐. 내가 물러났다면 아마도 지금 한반도에는 미군이 1만 명만 남아 있었을 수도 있다. 혹은 지금 이란과 전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고민 끝에 전략적인 철수를 하지 않는 매트릭스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한국과 나토와 일본으로부터 미군이 철수하지 않았다. 국방부를 정치화하지 않았고, 군대를 남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불필요한 전쟁을 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렇게 하는데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불안한 바이든 지지율, 재기 모색하는 트럼프…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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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바이든에게 최악의 지지율 성적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이든이 인기 없는 대통령이기는 했지만, 물가 폭등과 분유 대란까지 겹치면서 미국 국내에서는 '무능한 대통령'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상황입니다. 중간 선거는 원래 집권당의 무덤인데, 이런 추세로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치른다면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음. 미국 국정은 지금보다 목소리가 훨씬 커질 공화당 중심으로 굴러가게 되고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2024년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 출마를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묘한 변화기에는 민주당의 정책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쪽의 동향과 생각도 두루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밑에서 장관을 지내면서 보고 들은 비밀을 작정하고 폭로한 에스퍼의 발언은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는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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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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