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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아직 곡물수급 문제 없단 정부…가격부담 줄이며 식량공급체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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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④식량위기 정부대책

우크라이나 사태에 각국 식량안보 강화 조치 확산

할당관세 적용 품목 늘리고 사료비 구매 등도 지원

안정적 식량공급체계 구축 위한 중장기대책 병행

이데일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인천 중구 대한제분 공장을 찾아 밀가루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제 곡물가격이 뛰고 수출 제한 품목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진 주요 수입 농식품의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단 판단이다. 다만 소비자와 농가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안정적인 식량 공급체계를 갖추기 위한 중장기 대책도 함께 추진한단 계획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 부족에 따른 전 세계 식량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 곡물과 식품 수출국들의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13일 밀 수출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25일 올해 설탕 수출량도 1000만t으로 제한했다. 파키스탄도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다음 달부터 닭고기 수출을 금지한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로 인한 단기적인 국내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 부담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는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우선 사료·식품업체의 원료구매자금 금리를 기존 2.5~3.0%에서 2.0~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4월엔 사료곡물 대체 원료인 겉보리와 소맥피의 할당물량을 늘렸다.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도 각국의 강화되는 식량 안보 조치로 인한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사업을 담았다.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으로 546억원을 편성했고, 축산농가에는 1조1000억원 규모로 특별사료구매자금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또 식품원료구매자금 지원 규모는 당초 1280억원에서 520억원을 추가로 반영하고, 금리는 0.5%포인트 추가로 인하한다. 가격 상승 압력이 높은 식용유와 밀 등에 대해선 연말까지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사료용 근채류의 할당물량은 30만t 늘린단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단기적 조치와 함께 안정적 식량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부내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전담반(TF)과 식량공급망 위기대응반을 통해 중장기 대응 과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밀·콩의 자급률을 높이고 곡물 전용 비축시설을 신규로 만들어 기초식량의 비축물량을 늘리는 한편,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쌀가루 산업을 키운단 구상이다. 또 민간기업의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 사업을 지원하고 해외 농업 진출도 늘린단 계획이다. 곡물엘리베이터 지분 인수 등 민간의 해외 곡물공급망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실증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것.

식량 안보에 농지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농지 보전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단 구상이다. 전략작물직불제 도입으로 밀, 콩 등 전략작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농식품부는 농업계와 전문가 등과 함께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중장기 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공급망 문제는 안보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정부와 기업이 적극 협력해야 할 사안”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식품 원료 공급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께 지속적으로 제공해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하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곡물의 자급기반 구축과 안정적 해외 공급망 확보를 통해 식량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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