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ㆍ테라 사태' 수사 본격 착수로...합수단 재출범 후 '첫 결과' 거둘까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이 청사를 나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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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의혹이 제기된 '루나 사태' 수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49·사법연수원 29기)이 라임·디스커버리 등 구여권 인사 연루 의혹 수사를 재개할지도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단은 최근 테라 블록체인의 초기 개발 작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테라폼랩스 전 직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A씨를 비롯한 테라폼랩스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권도형 대표 등 경영진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설계 결함을 알고도 개발을 강행했는지, 고의적인 시세 조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권 대표는 특경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의 다수 투자자에게 고소·고발된 상태다.
합수단의 라임 사태 재수사 여부도 법조계 안팎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24일 '라임 환매주문 전산 조작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냈다.
라임 대책위는 서울남부지검이 당초 무혐의를 낸 배경을 두고 구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무마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한다.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테티스 11호'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가족을 위한 '맞춤형 펀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펀드 가입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 전 총리 가족을 포함해 모두 6명에 불과했고 설정금액은 367억원이었다. 다른 펀드보다 조건도 좋았다. 환매 제한도 없고 환매수수료와 성과보수율이 0%였다.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도 지난해 공판에서 "이종필이 '재벌 3세'를 위한 펀드를 만들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그의 요청대로 계좌를 개설하고 펀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임 사태에 연루된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의혹은 밝히지 못했다.
이런 이유에서 라임 피해자들의 재정신청이 '디스커버리 사태'를 검찰이 재수사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디스커버리 사태'의 정·관계 연루 의혹은 장하원 디스커버리 대표의 인맥에서 시작된다. 장 대표 친형은 장하성 주중 대사이고, 장 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해당 펀드에 가입한 게 알려졌다. 생긴 지 6개월 됐고 실적도 없는 자산운용사인 디스커버리가 성장하는 데 이들이 힘을 보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에서 보완 수사 중이다. 서울남부지검이 지난 11일 장 대표에 대한 영장을 반려하면서 보완 수사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사기피해대책위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검찰 쪽에서 추가 보충자료를 요구하는 차원에서 반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할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 연루된 구여권 인사 비리 의혹 수사도 다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옵티머스 사건'은 지난해 8월 공식적으로 수사가 끝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은 밝히지 못했다. 검찰 출신인 한 변호사는 "합수단을 없앤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친문' 인사들 치부를 덮어주기 위한 '꼬리 자르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합수단 재출범으로 해당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는 "지난 수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결과를 도출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진녕 대표 변호사(법무법인 CK)는 "(합수단 출범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회복시키고, 정치권 연루 의혹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검찰이 이 사건들을 재수사하더라도 이미 수사가 어느 정도 끝난 사건인 만큼 정·관계 로비 의혹에 가려진 '후속 사모펀드 사건'들에 대한 재수사가 활발해졌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의환 디스커버리 대책위 상황실장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영국 UK 펀드, 독일 헤리티지 펀드 등 해결해야 할 사건들이 많다"며 "1~2년 넘게 고소·고발을 해도 검찰 수사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진영 기자 yr2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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