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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씨와 따로 온 덕분에 둘이 같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네요.”(박찬욱 감독)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를 석권했다. 28일(현지 시간) 저녁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영화의 작품성을 전세계에 보여준, 가슴 뜨거운 순간이다.
한국 영화 2편이 나란히 경쟁부문에 진출한 올해 칸 국제영화제. 먼저 호명된 사람은 송강호였다. 한국 남자 배우가 이 부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박수와 환호성 속에 시상대에 오른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연 그는 “메르씨 보쿠(정말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인사를 전한 뒤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등 함께한 배우들의 이름과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와 CJ ENM도 언급, 고마움을 표현했다.
송강호는 “아울러 지금 2층에 있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오늘 큰 선물이 된 거 같아 기쁘다.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영화팬 여러분께 이 영광을 바친다”라고 벅찬 수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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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2006년 ‘괴물’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칸 영화제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밀양’(2007), ‘박쥐’(2009)가 경쟁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비상선언’(2021)이 비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올해 ‘브로커’로 총 7번 칸 레드카펫을 밟아 한국 배우 중 가장 많이 칸에 초청된 배우로 불린다. 아시아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화양연화’(2000) 량차오웨이(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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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이후 6년만에 선보인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칸을 찾은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영화계의 칸 감독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 ‘취화선’에 이어 두 번째다.
환한 웃음과 함께 무대로 향한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2008)로 심사위원 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폐막식 종료 후 이어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박 감독은 “송강호와 따로 온 덕분에 둘이 같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우리가 같은 영화로 왔다면 함께 상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칸이 한 작품에 감독상과 주연상을 모두 주지는 않으니까”라며 이번 수상을 분석했다.
한국영화 두 작품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적은 올해 포함해 총 6번째. 하지만 두 영화가 경쟁 부문에서 각각 수상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무대의 주인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한국영화의 반란에 전세계의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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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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