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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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에 입성한다. 글로벌 화두인 '다양성'의 상징 주자로서다.
27일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AANHPI Heritage Month)'을 맞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을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과 포용 및 다양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특히 최근 미국 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시아계 대상 무차별 혐오범죄 및 차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백악관은 26일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 유산의 달을 맞아 오는 31일 백악관에서 방탄소년단를 만나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글로벌 K팝 현상이자 그래미 후보에 올랐던 한국의 BTS가 아시안 포용과 대표성을 논의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두드러진 이슈가 된 반아시안 증오범죄 및 차별을 다루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BTS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중요성과 전 세계에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청년 대사로서 이들의 플랫폼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방탄소년단을 초청한 것은 최근 뉴욕주에서의 백인우월주의에 기반한 총기 참사 등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기반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보이그룹을 개별적으로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미래세대를 위한 연설자로 나선 것을 비롯해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온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영향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결과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초청은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 참여, 'StopAsian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 지지 메시지 등으로 반 아시안 증오범죄에 목소리를 높여온 이들의 행보를 백악관이 주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3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봤다.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 하물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하겠다"고 해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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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온 지난 수년간 끊임 없는 인종차별 공격을 받아왔다. 2019년에는 호주 공영방송사 채널9 뉴스쇼 ‘20 to One’(트웬티 투 원) 일부 출연자들의 조롱을 받았으며, 올해 2월에도 독일 라디오 방송 바이에른 3(BAYERN 3) 프로그램 진행자가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긴 이후에도 방탄소년단을 향한 차별적 시선은 여전했다. 미국 카드 제작 회사 탑스(Topps)가 출시한 그래미 어워드 기념 카드 시리즈에서 방탄소년단이 마치 두더지 게임에서 망치로 두드려 맞은듯 한 모습으로 표현된 것. 제작사 측은 풍자적 의도를 담은 것이라 해명했으나 명백한 차별적 시선에 사과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차별과 혐오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행동하고,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들은 2020년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함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BLM' 캠페인에 동참, 관련 단체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기부했다.
당시 기부에 대해 방탄소년단은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해외에 머무르거나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 또한 편견에 시달렸다. 편견이 용인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존재해선 안 된다. 우린 기부든 다른 방식이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대화가 시작됐다. 우리가 편견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한국인,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혐오의 시선을 받아온 방탄소년단은 이번 바이든 예방 자리에서 그들이 직접 보고 느낀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포용 및 다양성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 뮤직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에 초청을 받아 큰 영광이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아티스트를 대표해 백악관을 예방해 바이든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는 만큼 포용과 다양성,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 역시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RM은 "그렇게 됐다.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생기는데 좋은 일로 다녀오는 거니까 잘 다녀오겠다. 미국 여행할 때 먼발치에서 보고만 왔는데 (백악관에) 들어가 보게 됐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씀드리고 싶다. 6월에 웃으며 뵙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RM은 또 "여러분 덕분에 다녀오는 거니까 여러분의 것이기도 하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백악관 예방을 위해 28~29일 출국한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 10일 새 앨범 '프로프(Proof)'를 발매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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