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광주’는 감성의 시공간…감정의 무늬 새겨진 문학작품 통해 ‘오월의 공감’ 성찰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 미시적 성찰을 통해 '광주의 5월'을 공감의 성찰로 이끌어내고 있는 '오월의 감정학'을 펴낸 조진태 시인(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문학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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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조진태 시인(5·18기념재단 상임이사)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문학작품을 통해 성찰한 ‘오월의 감정학’(문학들)을 펴냈다.
저자는 ‘오월 광주’가 인간의 모든 감정이 촉발된 시공간이었고,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것이 바로 문학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현장 경험을 감각화하는 기억 매체’가 바로 문학작품이라고 저자는 규정한다.
하지만 이 책은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 평론집이나 비평서에 머물지 않고 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작품 외에도 사건 관련 구술이나 사료적 기록이 적잖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 기록들에서 분노와 공포, 슬픔과 기쁨 등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촉발되며, 그 감정의 무늬가 어떻게 언어로 표현되어 읽는 이들과 공감을 이루는지를 살피고 있다.
저자는 당시의 현장 감정을 가장 감각적이고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를 꼽는다. 저자는 "시문학(문학)은 영상기록, 구술기록과 함께 오월의 현장 경험을 감각화하는 주요 기억 매체이다. 반성과 성찰을 위한 기억 투쟁이 지속적인 상징화를 통해 사건의 의미를 현재화하는 일이라면 기억을 위한 문화적 서사로서 시문학은 기억매체의 감각화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고통과 더불어 단번에 절대공동체의 신기루를 경험하는 상상력의 길과 접속하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특별히 ‘오월의 감정’에 주목한 이유는 거시적 성찰과는 별개로 미시적 성찰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로 ‘5·18’은 42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그것은 먼 옛날의 이야기다. 오월을 당파적 이해를 초월하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회상하고 상상하도록 하려면 ‘기억 매체’를 통해 현재의 것으로 재구성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정에 문장이 새겨진다"고 시작하는 다음 구절의 울림은 절절하다.
"감정에 문장이 새겨진다. 이 문장들은 기억과 함께 생동하는 역사적 문장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5월의 가치들을 되새기도록 추동할 것이다. 참담과 숭고를 감각하는 행동의 원천이 될 것이다. (…)현실은 항상 망각의 야생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본문 18쪽)
저자는 오월 항쟁 당시 조선대 국문과에 재학중이었다. 항쟁 이후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조지형’이라는 필명으로 오월을 형상화한 시 ‘일어서라 꽃들아’를 인쇄하여 학교와 광주시내에 살포했다가 구속됐다. ‘광주 젊은 벗들’을 결성해 시 낭송 운동과 시화전을 열기도 했으며,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설립에도 땀을 흘렸다. 1984년 시 무크지 ‘민중시’ 1집에 ‘어머니’ 등을 발표하며 등단해 시집으로 ‘다시 새벽길’, ‘희망은 왔다’를 펴냈다.
현재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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