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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침울했던 동학개미의 상반기…하반기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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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전체 순매수액 24조…삼전에 11조 투입 네이버·카카오 주식에도 일부 유입…약 4조원 하반기 삼전 기대감↑…네이버·카카오 '글쎄' [비즈니스워치] 최이레 기자 ire@bizwatch.co.kr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됐던 올해 증시가 중간 기착 지점에 다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 실적 둔화 전망 등의 이슈가 겹치며 가시밭길이 계속됐다. 시장 상황은 어느 때보다 혹독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매매는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때 못지않은 왕성한 구매력을 과시했고, 집 떠난 기관과 외국인은 아직까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상반기 개인들의 실탄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국민주 '삼성전자'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에도 자금 일부가 흘렀지만 삼성전자와 비교가 무색할 만큼 현격한 선호도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점을 고려했을 때 성적 면에서는 낙제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오는 하반기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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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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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vs '기관+외국인'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4조7000억원 가량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장세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개인들의 매수 본능은 매달 이어졌다.

지난 1월 7조2000억원을 시작으로 2월에는 1조원 수준으로 거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됐지만 3월 6조원, 4월에는 8조5000억원 넘는 순매수 실탄을 투입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5월에도 지난 24일까지 2조원 가까운 현금을 풀며 거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들의 매매 노선은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과 정확히 대치된다. 개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기관은 매달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지난 2월 낮은 강도의 매수세를 보인 이후 매도에 앞장서고 있다.

연초 이후 6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9조3000억원, 1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추세를 판단하기 이르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스탠스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는 매도 우위 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석달만에 매수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관도 2주 연속 '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누적 매도액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변화의 기류가 일고 있다.

올해 개인들이 꾸준히 매집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25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액 가운데 11조원 가량이 삼성전자 주식 매수에 활용됐다. 네이버, 카카오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규모는 각각 2조1000억원, 1조7000억원으로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집중했다.

주가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매집에 나섰던 배경으로는 반도체 경쟁력이 지목되고 있다. 경기 개선 국면에서 주가 반등의 재료로 쓰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많은 개인투자자를 포함해 투자자들이 현재 경기와 수요가 불안해도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반도체 경쟁력 때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경기가 개선되면 더 높은 주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개인들의 매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장 많이 처분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나타났다. 1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정리했다. 개인들이 판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은 기관들이 나눠가졌다. 이 기간 기관은 4조원 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였다.

각 투자자별 성과는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1월 첫 장을 7만8600원으로 끝낸 뒤 현재 6만6000원 수준까지 내렸다. 기관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LG에너지솔루션도 한 때 주당 60만원선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42만원 대로 떨어진 상태다.

외국인은 매수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만 5조3000억원 넘게 처분했다.

삼전·네이버·카카오의 하반기는

이번 상반기 투자자별 수급 윤곽과 이와 관련한 투자전략 등이 나온 가운데 개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순매수 상위종목들의 하반기 주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 통 큰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4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중 360조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특히, 반도체에서 메모리 분야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신소재·신구조 연구·개발(R&D), 첨단 극자외선(EUV) 기술 조기 도입, 파운드리 사업 차세대 생산기술 적용 등에 활용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략 변화를 통해 점유율 확대보다 당분간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돼 향후 실적 개선 추세는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2개월 예상 목표 주가를 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개인 순매수 규모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격차는 크지만 상위 2위와 3위에 오른 네이버와 카카오의 판세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펀더멘털 모멘텀이 약했던 게 주가 하락을 야기했는데,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정부규제 불확실성, 광고와 커머스 성장률 둔화, 비용증가로 인한 수익성 부진, 매크로 변수 변화에 따른 비우호적 환경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미 업종내 펀더멘털 모멘텀이 부족했던 게 더 큰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터넷·게임 업종이 포함된 KRX 300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지수는 연초 2690포인트에서 현재 1950포인트대까지 밀렸다. 낙폭만 27%를 넘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1%, 1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수익률을 큰 폭으로 하회한 셈이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두 종목에 가장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산출한 저점을 각각 25만4000원, 7만75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게임 업종이 하반기에도 시장 주도 업종으로 될 만한 모멘텀은 부족하다는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며 "다만, 인터넷 기업의 현 시가총액이 가장 보수적인 추정을 가정한 가치에 근접했고, 지난해 말부터 하향되기 시작한 실적 컨센서스 조정은 마무리돼 연간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하단까지 내려왔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종목의 트레이딩 매수 관점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은 두 종목 모두 공통적으로 '매수'를, 목표주가는 각각 45만원, 13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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