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쇄신론을 두고 당 지도부가 공개회의에서 정면 충돌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586 용퇴'와 '팬덤정치 결별', '최강욱 직권징계' 등 박 위원장이 꺼내든 고강도 쇄신책이 당내 거센 반발에 직면한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5.25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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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지도부, 정면충돌…"朴 개인의견" vs "尹 숙고하라"
박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주류 정치인의 용퇴를 언급한 데 이어, 이날 '586 그룹'을 특정해 용퇴를 재차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586 사명이 다했다" "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자"고 주장하며, 민주당이 지난 대선 국면에서 논의했던 '동일 지역구 3선 출마 금지' 논의도 이어가자고 했다.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조사중인 윤리심판원을 향해서도 경고장을 날렸다. 지방선거 이전 징계절차를 마무리하란 지시에도 불구하고 윤리심판원이 회의일정을 지선 이후로 잡았다는 지적이다. 불가피할 경우 비대위 비상징계권한을 발동하겠다는 게 박 위원장 입장이다.
박 위원장의 '십자포화'에 민주당은 발칵 뒤집혔다. 박 위원장의 공개적인 쓴소리에 지도부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박 위원장 메시지를 "개인 의견"으로 일축하며, 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없는 개인의 정치행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비공개회의장에서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윤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메시지에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을 겨냥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다 협의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지도부와 협의된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뭐가 맞는지에 대해선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5.25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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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의원들도 의견 엇갈려…"왜 하필 지금" vs "예견된 일"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지도부 내홍이 분출하자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타이밍'에 대한 지적이 지배적이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지도부 갈등이 선거에 부담을 준다는 반응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박 위원장 메시지에 적극 공감하지만, 현 시점에서 굳이 이 같은 쇄신안이 나왔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선거 후보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긴 커녕 후보들이 쇄신론에 가려져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특히 '86 용퇴론'에 대해 "박 위원장이 선거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을 고려했어야 한다"며 "청년 프리미엄을 받은 일부 후보를 제외하면 대부분 86세대인데, 박 위원장 주장대로라면 후보 대부분이 이번 선거에서 낙마하고 물어나야 하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럴 때일 수록 선거 운동에 전념하겠다. 중앙당의 갈등은 중앙당이 조속히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 시점 판세로 보자면 지방선거 전망이 밝지 않다. 선거 직후 비대위가 일괄 사퇴할 가능성이 크지 않냐"며 "비대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박 위원장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봤다.
박 위원장을 공개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며 "투박한 전달일지언정, 미안한 건 미안하다,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각오,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의 반성과 사과와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선택이었고, 그녀는 본인의 판단과 생각을 중심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의 문제가 아니냐"며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왔는데 보기 좋은 인형이 아닌 다음에야 이미 예상된 일"이라고 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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