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원 구성 이야기 나오자 尹 "부담주는 이야기 말라" 웃음도
박의장 "변하지 마시라" 소통 강조…尹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
尹, 한덕수 총리 인준에 사의…정호영 낙마에는 안타까움 드러내기도
윤 대통령,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 |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박경준 이동환 기자 =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검찰 인사도 굉장히 공정했던 것 같다."(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임기 만료를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 간 24일 만찬에서는 노 전 대통령 이야기가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전날 노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이 있었던 만큼 자연스레 노무현 정부를 회고하는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정파적 이해보다 나라와 장래를 생각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등을 언급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당시 그런 이슈에 반대가 얼마나 심했나"라며 "(노 전 대통령은) 참 큰 정치인이었고,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상희 국회 부의장 등이 맞장구를 치는 등 와인을 곁들인 만찬 내내 화기애애한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비교적 무거운 주제는 피하고자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진석 부의장이 이를 비롯한 원 구성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웃음과 함께 "부담 주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면서 말렸다고 한다.
참석자 중 가장 연장자였던 박병석 국회의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 격차 해소, 신성장동력"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박 의장은 "여러 대통령을 모셔봤지만, 소통하시겠다고 했는데 세월이 지나면 주변에 '인의 장막'이 생기고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 같더라"라며 "참모들 이야기를 들어 변하지 마시라"라고도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
이에 윤 대통령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행정부와 입법부 수장이 만난 자리였던 만큼 의회와의 협력을 주제로 한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대로 의회를 존중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면 (행정부가) 잘 집행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치인이 모인 자리였던 만큼 정치적 현안과 관련한 대화가 빠지지는 않았다.
최초의 여성 국회 부의장인 김 부의장은 "유감스러운 것은 젠더 갈등"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와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준안을 처리한 데 대해서는 의장단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두고는 안타까워하면서 "장관직을 고사하는 분이 많아 (인선이) 어렵다"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한 참석자는 말했다.
오후 6시 46분에 시작된 만찬은 2시간 만인 오후 8시 46분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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