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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차기 국회의장에 친문 5선 김진표… 원 구성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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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화상 의총서 선출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 지내

비교적 중도·합리적 성향 평가

민주당 몫 부의장에는 김영주

고용장관 출신·정세균계 분류

여야 법사위원장 자리다툼에

후반기 원 구성까지 험로 예고

세계일보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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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5선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24일 내정됐다. 국회의장은 관례로 원내 1당이 맡는데, 이날 김 의원은 의장 선출을 위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최다 표를 얻었다. 의장 후보 선출이 마무리됐지만 실제 후반기 원구성은 첩첩산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 원내대표의 대치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이러면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 합의를 미루면서 정국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의장단 선출과 법사위원장을 고리로 샅바싸움에 들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김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4선 김영주 의원이 뽑혔다. 5선 이상민·조정식 의원과 4선 우상호 의원이 출마해 4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경선에서 김 의원은 총 166표 가운데 절반을 넘는 89표를 얻어 우 의원(57표)을 앞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관료 출신의 김진표 의원은 노무현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고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정파적이기보다는 비교적 중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국회, 의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 많은 성과를 내는 민생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할 말을 하는 의장으로서 역할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주 의원은 문재인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당에서는 정세균(SK)계로 분류된다. 21대 전반기에 이어 민주당은 연속으로 여성 부의장을 선출했다.

국회의장단은 추후 본회의를 열어서 여야 의원 투표로 최종 선출된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이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을 미룬 채 발목 잡기만 하고 있다. ‘식물국회’를 만들고 있다”며 “새 의장 선출 없이 29일로 임기가 끝나면 상임위 구성과 법안심사·예산안 처리 등 향후 국회 논의와 의사결정은 일시에 멈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영주 의원.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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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 문제는 법사위원장 등 후반기 원구성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원 구성 협상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 후반기 국회 출범 전에 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로 1998년 15대 국회 후반기 의장 선거는 여야 극한 대치 속에 8월 3일에야 실시됐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민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전반기처럼 단독 선출도 가능하다. 의장단을 새로 뽑은 다음,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자리도 민주당 뜻대로 선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독재’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상황이다. 원하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갖지 못할 바엔 민주당을 ‘입법부 독재 집단’으로 규정해 다음 총선 의제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현재 의원들에게 후반기 지망 상임위를 다 받아놓은 상태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끝까지 국회법까지 무시하며 제 역할을 포기한다면,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책임 야당’으로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선언한 만큼, 의원들의 상임위를 배정한 뒤 전격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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