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선거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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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4일 “서울 53개 재개발·재건축 지구는 지금 속도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자신이 당선되면 윤석열 정부와 함께 하는 여당 소속 서울시장으로서 “부동산 대책의 호흡이 문재인 정부 때보다 훨씬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두고는 “용산공원 건설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노들섬을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선거 판세에 대해선 “서울 선거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희룡 장관과 부동산 의견 일치”
- 여론조사에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많이 앞서고 있다.
“글쎄. 나는 믿기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건 서울 선거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 구청장 판세에서 박빙으로 분류되는 곳이 10군데 이상이다. 끝까지 열심히 해봐야 알수 있다.”
- 당선되면 여당 소속 서울시장으로 일한다.
“부동산 문제 호흡이 이전(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잘 맞을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몇 번 논의를 해보니 신속하게 신규 주택을 많이 공급해야 한다는 점, 잘못하다간 시장을 자극해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계하는 것이 일치한다. 이러면 문제가 있어도 해법을 모색하기 편하고 효율적이다. 서울의 53개 재개발·재건축 지구는 전혀 지장받지 않고 지금 속도 그대로 간다.”
- 재개발·재건축으로 집값 상승 우려가 있다.
“지난해 연말 서울 21개 재개발 지구를 지정하면서 올해 1월 기준으로 권리 산정일을 묶어놨다. 그 이후엔 돈을 못 번다. 투기세력 유입은 조만간 잡히리라고 본다. 한꺼번에 재개발 지구를 수백 군데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구별로 하나 정도씩 지정했다. 순차적으로 이사를 나가고 하니깐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리 없다.”
- 고급형 임대주택 공급을 약속했는데 임대료 상승 우려가 있다.
“임대료 상승 걱정은 안해도 된다. 과거엔 평수 기준으로 임대료를 산정했지만 이제 소득 연동형으로 바뀌었다. 투자 재원도 10년 전 건설한 장기전세주택이 회수한 수익으로 충분히 확보됐다.”
■“박원순 ‘따릉이’ 자랑스러운 정책”
- 지난해 보궐선거 당선 후 전임 박원순 시장 지우기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계승한 것과 수정한 것을 말해달라.
“계승한 건 ‘따릉이’다. 내가 처음(2008~2010년) 서울시장 할 때 공공자전거를 시도했지만 애플리케이션(앱)이 없을 때라 실패했다. 지금은 앱이 있어 잘 운영된다. 따릉이가 정말 자랑스러운, 사랑받는 정책으로 정착돼서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서울시 바로 세우기’ 사업은 관변단체 인건비로 사업비 절반이 들어가, 시민들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사업이라 예산을 줄였다.”
- 지난해 보궐선거는 권력형 성범죄 의혹에서 비롯됐는데 시장 취임 후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전 직원이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100% 이수했다.성희롱·성폭력 전담특별기구를 설치해 독립성을 지닌 전문조사관이 상담·신고접수·조사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전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게 했다. 신고 핫라인을 개통하고, 성비위에 대해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 과거 서울시장 시절에는 세빛둥둥섬이나 한강 르네상스 등 서울 랜드마크를 만들려 했다.
“노들섬을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 전임 시장 시절 납작한 건물 몇 개가 들어섰는데, 이용률이 저조해 유령섬이 됐다. 허물기는 아깝고, 업그레이드해서 활용도 높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 10명 정도로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논의 중이다. 또 반환받는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가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요지인데, 어떻게 활용할지 아이디어를 모아볼 생각이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지하철에서 이동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지하철역 중 장애인 동선(엘리베이터 설치)이 안돼 있는 곳은 6%다. 예산 때문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설치 공간이 안나와서 늦어진 곳들이다. 억지로라도 공간을 마련해 2025년까지는 하겠다. 저상버스는 좀 비싼데 75% 정도 됐고, 4년 내 100% 하겠다. 이렇게 서울시 교통은 마스터플랜이 있으니 시위하던 분들이 탈시설(이슈)로 초점이 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탈시설은 장애인 본인이 원하지 않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균형 있게 예산을 배정하겠다.”
■“미군기지 오염은 정치적 선동”
-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겼다.
“단점보단 장점이 크다. 용산에 한국 미래 발전의 근거지로 쓰일 두 곳이 있다. 용산공원이 될 미군 기지와 비즈니스타운이 될 철도 정비창 부지다. 집무실 이전을 통해 이게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 미군기지는 유류 오염 문제가 제기됐다.
“미군기지 전체가 엉망인 것처럼 말하는 건 정치적 선동이다. 미군도 본인들 사는 곳인데 아무데나 오염시켰겠나. 오염된 곳은 자동차 정비하는 곳이나 유류 저장 시설 등 정해져 있다. 예전에는 미국에게 정화해놓고 나가라고 해서 협상이 오래 걸렸는데, 현 국토부와 서울시는 일단 돌려받아 우리 비용으로 정화하려 한다. 빨리 공원이 조성되면 그 비용보다 큰 편익이 시민들께 제공된다.”
-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평가하긴 이르다. 최소 6개월이나 1년은 지켜봐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은 새 정부 초기에 한 것 치고는 굉장히 짜임새가 있었다. 양국 현안이 일거에 정리됐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에 먼저 와서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외교 무대 첫 데뷔로는 굉장히 성과가 높았다. 국민들도 상당한 안정감으로 윤석열 정부를 지켜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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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덥·유설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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