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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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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칸 통신]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수상? 코로나만 걸리지 않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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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우리나라 거장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찬욱이 새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컴백한 가운데, 국내 개봉 전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선공개했다.

전작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데다, 코로나 이후 극장가에 컴백했기에 수상과 흥행에 대한 국내 영화계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박찬욱 감독은 그러나 수상 여부에 대해 달관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결코 들뜨지 않겠다는 의지는 십분 이해된다. 또한 오로지 수상만을 위해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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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22일(현지 시간) 칸 테라스 그레이 달비온에서 진행된 국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에는 보다가 중간에 나갈 영화는 아니다. 안 나가시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짤막하게 신작을 소개했다.

‘헤어질 결심’(제작 모호필름, 제공배급 CJ ENM)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간담회 이튿날인 23일 오후 6시(현지 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했다.

박 감독은 상영 전 가진 간담회에서 작품 활동과 관련,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정서경 작가와 커피숍에 앉아서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쓰면 우리가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지 찾았다. 그것이 호응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건 나중 문제다. 제일 걱정한 것은 ‘이 영화가 투자가 될까?’ 였다. 그들의 결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하나의 관문은 넘는 것이니까. 그 다음은 생각 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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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보면, 과학적이면서도 고루한 수사방식을 오가는 형사 해준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사망한 중년 남성의 변사 사건 현장으로 출동한다. 모두가 자살로 결론지으려 하지만 해준은 남다른 촉과 자신만의 비법을 발휘하며 타살에 무게를 둔다. 빈틈없는 추론을 통해 해준은 등산객 사망자가 투신이 아닌, 타살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그의 아내 서래를 소환 조사한다. 조사 이후 해준은 서래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시작, 남몰래 내사하며 그녀의 일상을 관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애매하게 의미를 남기는 그녀의 말과 행동에 해준은 자꾸 마음이 간다.

박 감독은 미장센의 대가답게 이번에도 수많은 장면에서 놓칠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아름다운 표현을 많이 담았다. 배경이 되는 공간을 허투루 꾸미지 않았고 구도 배치, 인물의 표정과 행동, 동선을 아주 치밀하게 계산했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박찬욱만의 미장센이 관전 포인트다.

‘헤어질 결심’에 대해 그는 “저의 전작 영화들처럼 자극적인 영화는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 비교해 심심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이전 영화들을 다 잊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영화로 치자면 그렇게까지 심심한 영화는 아닐 거다.(웃음)”라고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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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경쟁 후보에 오른 감독들에 대해서는 “거장은 거장대로 그들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고, 신인은 대체 얼마나 좋길래 무명 신인인데 왔나 싶다. 어떻게 보면 (기존 감독들의 작품보다) 더 좋을 거 같기도 하다”고 예상했다.

이어 ‘외신에서 기대작으로 뽑아 이번엔 수상이 기대된다. 수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수상보다 극장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는 게 좋다”고 극장 개봉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저는 이번에 칸영화제에 와서 코로나만 걸리지 않고 무사히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헤어질 결심’의 국내 개봉은 6월 29일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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