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참배하는 여야 지도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앞줄 가운데)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여야 지도부,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해 |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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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지도부·이재명·송영길
‘노무현 정신’ 계승 강조하며
선거 앞 지지층 향해 메시지
이준석·한덕수 등 여권 핵심
5·18 이어 닷새 만에 봉하행
영·호남 통합 중도표 잡기
여야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해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을 엄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 인사들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닷새 만에 영남에 집결한 것이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이낙연·이해찬 전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원로, 의원들은 추도식에 참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공식 추도사에서 “강물은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전 말씀처럼 정치도 늘 깨어있는 강물처럼 바다로, 바다로 향할 것이라 믿는다”며 “깨어있는 시민, 아직 숨 쉬는 시민들이 그 꿈을 이루려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도록 손을 내밀고 이끌어달라”고 밝혔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시민 권력으로 탄생한 노 전 대통령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유는 끝끝내 이루지 못한 그의 꿈 때문”이라며 “그의 못다 한 꿈이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완성되길 진정으로 고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추도식 후 “노무현 전 대통령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의 꿈,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이 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노무현정신이 마음속에 살아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검찰은 전직 대통령 수사에 착수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지지층에 지방선거 투표를 독려하며 노무현정신을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에 맞설 수 있는 지방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구하고 국가균형발전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외에도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보수정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함께 참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덕수 총리가 국민의힘 계열 정부 총리 중 처음 참석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도 함께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한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은 민주주의가 잘되려면 갈등, 분열 등이 대화와 타협, 통합과 상생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일생을 행동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화하고 타협해서 국민을 위한 해결책을 만드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기록을 남기고 정부를 마쳤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성숙한 민주주의가 됐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면담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좋게 말씀하셨던 것을 언급하셨다”며 “앞으로 협치와 노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여권이 5·18기념식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통합 행보의 일환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은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국회는 협치를 찾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이 소망했던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여야 협치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했다.
김윤나영·정대연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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